[매경춘추] 인생고독, 인생구독

2025. 7. 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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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에게 싫은 소리를 들은 친한 후배가 퇴근길에 한잔하면서 "정말 때려치우든가 해야지!"라며 직장인의 분노가 시작된다.

인생 고독을 인생 구독으로 채워야 할 시대가 오고 있다.

그들이 있기에 인생은 고독이 아닌 구독이 된다.

그러나 반대로 내가 누군가의 구독자가 되고, 또 누군가가 나의 구독자가 되는 관계가 형성된다면 삶은 고독에서 벗어나 풍요로움으로 채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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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에게 싫은 소리를 들은 친한 후배가 퇴근길에 한잔하면서 "정말 때려치우든가 해야지!"라며 직장인의 분노가 시작된다. 하지만 그 분노는 오래가지 않는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 생각을 시작으로 대출금 생각까지 마음을 짓누르면, 어느 순간 한숨만 나온다. 결국 "내일 회사에 출근도 해야 하니 이만 일어나시죠"로 술자리는 마무리된다.

술집에는 이런저런 걱정과 푸념이 가득하다. 그래도 저들은 내일도 일터와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나와 후배는 20년 이상 다니던 직장에서 세상으로 나왔다. 어른이 되면 꿈이 없던 사람도 누구나 꿈이 생긴다. 회사에 입사하는 순간부터 '퇴사'라는 꿈이 생긴다. 사업을 시작하면 성공 후 은퇴를 꿈꾼다. 그 꿈을 이루든 못 이루든 인생의 후반기에 우리는 "인생 고독하다"는 말을 마음속으로 되뇌게 된다. 이 반복되는 고독을 우리는 어떻게 채워야 할까? 고독은 정서적 연결이 단절된 상태에서 발생한다. 인생 고독을 인생 구독으로 채워야 할 시대가 오고 있다.

구독경제란 정기적으로 대가를 지불하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경제 모델이다. 한때는 단순히 신문처럼 제한된 분야에서 사용되던 개념이 이제는 우리의 삶 전반으로 확장됐다. 오늘날에는 인공지능(AI),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전, 자동차, 공기, 로봇, 인공위성까지 구독할 수 있다.

우리의 삶도 결국 구독경제와 놀랍도록 닮아 있다. 우리는 모두 매일같이 시간이라는 가장 귀한 구독료를 지불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우리가 소유하고 있다고 믿는 집, 자동차, 직장 같은 것은 진정 우리의 것일까? 사실 우리는 그저 잠시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죽음이라는 구독 종료 시점이 찾아오면, 결국 모든 것은 놓고 가야 한다. 구독경제의 핵심은 '소유'가 아니라 '이용'이다. 그리고 인생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의미 있게 사용하고 얼마나 깊이 경험했는지다.

마케팅에서는 '고객 생애 가치'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한 고객이 평생 동안 특정 브랜드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다. 성공적인 구독경제는 일회성 거래로 끝나지 않는다.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장기적 가치, 즉 팬덤을 창출해야 한다. 인생도 다르지 않다. 나의 삶을 구독하는 사람들, 즉 나와 관계를 맺고 나를 찾아주는 사람들이야말로 내 인생의 팬덤이다. 그들이 있기에 인생은 고독이 아닌 구독이 된다. 그런데 구독 관계는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내가 먼저 주변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들의 어려움을 살피고, 숨겨진 취향을 이해하며, 진심으로 배려할 때 비로소 형성된다.

인생의 고독은 결국 연결의 부재에서 온다. 나를 구독해주는 사람들이 없다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고립된다. 그러나 반대로 내가 누군가의 구독자가 되고, 또 누군가가 나의 구독자가 되는 관계가 형성된다면 삶은 고독에서 벗어나 풍요로움으로 채워질 것이다.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짧다. 시간을 구독료로 지불하며 살아가는 이 여정에서 단순히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대신 더 깊은 관계와 풍성한 경험을 구독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삶 그 자체를 구독 중이다."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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