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야, 우린 다 기억해"…그룹 내 인기 격차에 울었던 연예인들 [리폿-트]

이지은 2025. 7. 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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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이지은 기자] K-팝의 성공 서사는 언제나 찬란하다. 글로벌 차트 석권, 수억 뷰을 돌파한 뮤직비디오, 콘서트 투어 매진. 하지만 그 눈부신 성과 뒤엔 이름조차 불리지 않는 이들이 있다. 같은 무대 위에 서고, 같은 노래를 부르지만, 스포트라이트는 끝내 그들을 비켜간다. 팀은 하나지만, 존재감은 철저히 서열화된 현실. 누군가는 그들을 '비인기 멤버'라고 부른다.

아이돌이라는 이름 아래 함께 데뷔했지만, 데뷔 순간부터 철저히 나뉜 운명. 어떤 멤버는 늘 센터를 차지하고, 어떤 멤버는 늘 구석에 선다. 단체 활동이라는 명분 아래 벌어지는 기회 격차는 소속사의 전략이자 대중의 선택이다. 아이돌은 철저히 '팔리는 얼굴' 중심으로 기획되고, 유통된다. 팬덤조차 이 체계를 당연하게 생각한다.

기획사도, 방송도, 광고도 인기순으로 돌아간다. 누가 더 검색되는지, 누가 더 돈이 되는지. 그 계산법은 냉정하고도 명료하다. 하지만 그 이면엔, 똑같이 연습생 시절을 견디고 무대에 선 누군가가 묵묵히 들러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 대중은 실제로 모든 멤버를 기억하지 않는다. 몇 명만 기억 속에 남고, 나머지는 점점 흐릿해진다. 그리고 어느 날, 알고리즘에 의해 떠오른 영상 아래엔 "이 멤버 이렇게 예뻤어?", "왜 못 떴지?" 같은 댓글이 달릴 뿐이다.

밴드 데이식스에서 탈퇴한 제이가 최근 K-팝 그룹 내 비인기 멤버들에 대해 다룬 영상에 직접 반응해 화제다.

한 누리꾼은 "K팝 그룹 내 가장 인기가 없고, 팔로워도 적고, 포토카드 가격도 싸고, 공연할 때 응원해 주지도 않는 기분을 생각해보라"라며 K팝 그룹 내에서 큰 인기가 없는 멤버들의 서러움을 말하는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 제이는 "한국에서 나였다"라며 "팬 관련 행사에 가는 것이 아팠다. 두 번째 컴백에서는 프로듀서들로부터 대사를 주지 말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팬 이벤트마다 '나는 이 자리에 속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느껴야 했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이어 "그 상황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지만 결국은 적응했다. 해외 팬들이랑 소수의 한국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았고 그게 너무 고마웠다. 지금까지도 그 사람들, 그리고 짧았지만 따뜻했던 대화들이 기억난다"라며 "좋아하는 그룹을 만나게 되면 모든 멤버에게 친절하게 대해 달라. 우린 다 기억하고 그 순간들을 소중히 간직한다"라고 호소했다.

제이는 2011년 SBS 'K팝스타 시즌1'에 출연해 얼굴과 이름을 알린 뒤, 2016년 밴드 데이식스 멤버로 데뷔했다. 그러나 2021년 12월 팀을 탈퇴했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 김태헌은 멤버들 사이 인기 격차에 대해 담담하게 털어놨다.

김태헌이 속한 제국의 아이들은 2010년 데뷔해 'Mazeltov(마젤토브)', '후유증' 등의 히트곡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팀 내에서는 광희는 예능인으로, 임시완과 박형식, 김동준이 배우로 활약하며 주목받았다. 제국의 아이들은 데뷔 초부터 개인 활동 수익은 개인이 가져가는 구조로 운영됐다고.

2023년 '근황올림픽' 채널에 출연한 김태헌은 멤버들과 인기 격차를 두고 "그건 당연한 거다. 멤버들이 그 위치까지 갔는데도 겸손하고 항상 먼저 연락해 준다. 이 친구들도 스트레스받고 힘들 거다. 그 자리를 지켜야 하는 과정과 노력만 신경 써야 할 텐데 누구를 신경 써야 한다는 게 너무 미안하다"라며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6월에 생일이었는데 광희 형한테 전화가 왔다. '태헌아 요즘 많이 힘들지? 시완이도 그렇고 우리 멤버들도 항상 널 생각하고 있어. 그런데 너는 걱정이 하나도 되지 않아. 그만큼 너는 노력하고 그만큼 잘될 수 있는 친구기 때문에 걱정 안 해. 대신 지치지 말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라고 하면서 돈을 보내줬다"라고 광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해 시선을 모았다.

그룹 틴탑에서 탈퇴한 캡(본 방민수)은 비인기 멤버의 서러움을 토로하며 팬덤에 혐오감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2023년 '기웃기웃' 채널에 출연한 캡은 "팬 사인회 같은 거 하면 세명이 앉아 있으면 사인을 받고 가야 되는데 다음 사람이 좋다고 무시하고 지나가더라. 그럼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기분이 나쁘다"라며 "팬덤 자체에 대한 혐오가 생기더라"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2023년 5월 틴탑에서 탈퇴한 캡은 개인 채널을 통해 활동을 이어갔으나, 라이브 방송 중 흡연과 욕설 등 부적절한 행동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같은 팀, 같은 시간 속에서 누군가는 스타가 되고, 누군가는 침묵 속에 머문다. 인기라는 기준 아래 누군가는 잊히고, 누군가는 살아남는다. 그리고 그 잊혀진 이름들 위에 오늘의 K-팝은 여전히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이지은 기자 lje@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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