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퇴직후 목공 변신 "톱질 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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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정신 차리세요. 응급처치를 실시하겠습니다."
최근 매일경제가 방문한 한국폴리텍대 서울강서캠퍼스에서 한 시니어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고령자 재가요양을 위한 장비가 마련된 넓은 강당에 모인 수십 명의 시니어는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심폐소생술(CPR)을 실습하고 있었다.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본격 진입하면서 인생 2막을 찾는 새로운 직업훈련과정에 뛰어드는 4060 시니어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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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텍대 시니어 취업과정
1~6개월 직업훈련 받으면
요양사·목공 자격증 획득
모집 경쟁률 4대1 넘기도

"어르신! 정신 차리세요. 응급처치를 실시하겠습니다."
최근 매일경제가 방문한 한국폴리텍대 서울강서캠퍼스에서 한 시니어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고령자 재가요양을 위한 장비가 마련된 넓은 강당에 모인 수십 명의 시니어는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심폐소생술(CPR)을 실습하고 있었다. 양손을 교차해 교육용 인형의 가슴, 복부를 지속해서 압박하는 시니어들의 이마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이들은 국가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실습 중인 4060세대 교육생이다. 대기업 건설사에서 32년을 근무한 뒤 임원으로 퇴직한 윤준철 씨(58)는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대상의 신체활동지원을 체험하고 있었다. 165㎝에 달하는 인형을 부축하는 일은 절대 쉽지 않았다. 윤씨는 잠시 비틀거리기도 했지만, 이내 중심을 잡고 안정적으로 고령자 보행을 돕는 모범을 보였다.
윤씨는 "퇴직 후 두려움이 앞섰는데 새로운 도전을 하게 돼 기쁘다"며 "남은 인생은 주간돌봄센터, 요양원 등에서 약자를 위한 배려를 실천하는 삶을 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액티브 시니어가 취업사관학교 문을 두드리고 있다.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기술'로 인생 2막을 개척하려는 신중년의 도전이 이어지는 것이다. 1일 폴리텍대에 따르면 지난해 신중년특화과정 모집 경쟁률은 2.6대1로, 2022년(2.1대1), 2023년(2.3대1) 대비 올랐다. 고용노동부 산하 폴리텍대는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1~6개월의 직업훈련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국비가 지원돼 훈련 과정도 무료다.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본격 진입하면서 인생 2막을 찾는 새로운 직업훈련과정에 뛰어드는 4060 시니어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기술·전문훈련학원에서 50대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32.6%로 2019년(26.5%)보다 크게 증가했다. 특히 고성장 시장으로 평가되는 돌봄·요양 분야에 진출하려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 한창숙 폴리텍대 의료정보과 교수는 "돌봄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요양 시장은 지속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라고 밝혔다.
실제 폴리텍대에서 시니어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과정도 의료정보과다. 작년 모집 경쟁률이 6.2대1로 2년 전(3.4대1) 대비 두 배가량 뛰었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률에 맞춰 은퇴 시니어 사이에선 "폴리텍대는 중장년의 '스카이(SKY)'"라는 말도 나온다.
윤씨처럼 의료정보과 학위과정을 밟는 시니어들은 총 320시간의 이론·실습 수업을 받는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률은 최근 3년 연속 100%다. 작년 취업률은 82%에 달한다.
실내건축기능사, 건축목공기능사, 가구제작기능사 등 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실내건축디자인과도 인기 있는 과정이다. 올해 상반기 모집 경쟁률은 4대1을 웃돈다.
대부분 교육생이 은퇴 전 사무직으로 근무했기에 처음엔 몸을 이용한 작업을 어색해한다. 하지만 목공 작업으로 실내 집기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들면서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만족감을 느낀다고 한다. 보험사에서 퇴직한 곽동훈 씨(55)가 대표 사례다. 처음엔 톱질도 어색했지만, 이제는 목재를 능숙하게 자르고 사포질도 익숙하다. 곽씨는 "톱질할 때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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