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내렸는데…포항 휘발윳값은 그대로, 소비자 불만 ‘폭발’

지난해부터 각종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이란전쟁을 빌미로 급등한 주유소 휘발유 가격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지난달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지 사흘 만이 15일을 전후해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WTI·두바이·브랜트유 등 배럴당 65달러 전후를 유지하던 국제원유가격이 이스라엘-이란전쟁 발발 이후 10달러가량 오르면서 주유소 유가가 사흘 만에 오르기 시작해 휴전이 이뤄진 25일까지 상승곡선을 이어 갔다.
이스라엘-이란 전쟁 기간 중 국제유가는 75달러 선에서 큰 등락 없이 유지됐고, 25일 휴전이 이뤄진 뒤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리고 1일 WTI·두바이·브랜트유 국제유가가 각각 65.11달러·67.39달러·66.74달러로 전쟁 전 수준까지 내려왔다.
휴전에 이어 오는 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 각료회의에서 오는 8월 생산량을 하루 41만1천배럴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유가 하락을 이끌었다.
하지만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25일 휴전 선언 이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전쟁기간 동안 올랐던 가격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포항시 북구 우현동 A주유소의 경우 지난 13일 이스라엘-이란 전쟁 발발 후 이틀째까지 휘발유 가격을 ℓ당 1천545원에 판매했으나 15일부터 가격을 올리기 시작해 휴전 선언 당시 1천615원까지 올렸다.
그리고 이후 1일 현재까지 1천615원을 유지하고 있다.
나머지 주유소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그대로 나타났다.
오피넷 유가추이에 따르면 지난 6월 8일 경북지역 평균 휘발유가격은 1천617원에 불과했으나 6월 21일 1천639원, 6월 24일 1천653원, 6월 29일 1천657원으로 나타났다.
포항지역의 경우 1일 현재 용덕주유소가1천595원으로 유일하게 1천600원대 미만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주유소는 모두 1천600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 가격들은 1일 경북 평균가격 1천656원에 비해서는 50원가량 낮은 수준이지만 국제유가가 전쟁 전 수준에 비해서는 무려 50원가량이나 오른 것이다.
특히 통상 국제유가는 1개월~2개월 후 인도분을 기준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데다 95% 이상 중동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한국의 경우 선적에서부터 한국 도착까지 통상 25일이나 걸리기 때문에 이스라엘-이란전쟁 기간 중 국내 공급된 휘발유는 빨라도 지난 5월 거래된 물량임에도 사흘 만에 소비자 가격을 올렸다.
소비자 박모씨(여·62)는 "국제유가가 오른다는 말만 전해져도 주유소 기름값을 올리지만 내릴 때는 미적거리는 게 우리 나라"라며 "이번에도 전쟁이 났다니까 일주일만 60원 이상 올리더니 전쟁이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나도 내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주유소들의 항변도 없지 않다.
포항 B주유소 관계자는 "휘발유 가격을 정하는 게 우리가 아니다. 정유사 측에서 가격을 올리면 우리도 올릴 수 밖에 없다"며 "주유소별로 가격 차가 큰 이유도 정유사 측의 가격 인하가 아니라 주유소의 적정 마진을 유지하느냐, 줄이느냐의 차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산업부와 물가당국 등이 국제유가 변동과 국내 휘발유 가격 간의 괴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직접 현장 조사에 나서는 한편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통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소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