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사랑 도민증, 지방소멸 막는 ‘구원투수’되나
가입자 56만명 돌파…年 지출액 266억
생활인구 유입·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쏠림 현상·획일적 보상 체계 등 과제도

전라남도가 야심차게 도입한 '전남사랑 도민증' 제도가 시행 3년여 만에 가입자 56만명을 돌파하며 지방소멸 위기 대응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도민증을 통해 연간 260억 원이 넘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하며 방문객과 지역 소상공인을 잇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전남사랑 도민증은
1일 전남연구원의 'JNI 이슈리포트'에 따르면 2022년 9월 도입된 전남사랑 도민증은 전남 외 거주민이 지역을 방문하면 숙박, 관광지, 음식점 등 가맹점에서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명예 주민증 제도다.
전남도 출향 도민 교류와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전남 외 거주민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온라인 기반의 참여형 커뮤니티인 '전남 사랑애(愛) 서포터즈'에 가입하면 실물 카드와 모바일 QR코드 2가지 형태로 자동 발급된다.
신분증과 함께 제시하면 도내 22개 시·군 가맹점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남사랑 도민증에 대한 뜨거운 반응은 숫자로 증명된다. 2023년 9월 전남 사랑애 서포터즈 가입자 수는 40만명을 돌파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53만명을 넘어서며 1년여 만에 32.5%나 급증했다. 올해 4월 기준으로는 56만6천명으로 한층 더 증가했다. 이는 전남 전체 주민등록인구(178만명)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남사랑 도민증에 대한 외지인들의 높은 관심을 명확히 보여준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남연구원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연간 '국민여행조사(통계편)'의 여행지출액을 분석한 결과, 전남사랑 도민증 지출액은 266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남사랑 도민증 발급자가 연 1회 이상 전남을 방문한다고 가정하고 전남 방문객 1인당 평균 지출액(5만279원)을 적용해 경제 효과를 추산한 결과다.
◇"쓸 곳이 없다"
'양적 부족'과 '질적 편중'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먼저 가맹점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하다. 올해 2월 기준 전남사랑 도민증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591곳에 불과하다.
전남도가 내년까지 가맹점을 3천곳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지역 편중'도 숙제로 남아 았다. 지역별로 보면 여수 86곳(14.6%), 목포 74곳(12.5%), 완도 56곳 (9.5%) 등 주요 관광지에 가맹점이 몰려있다. 반면 장성 8곳(1.4%), 담양 9곳(1.5%), 강진·영암 각 10곳(1.7%). 신안 11곳(1.9%) 에 그치는 등 지역 간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연구원은 지역 내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을 중심으로 가맹점이 집중 개설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업종별 쏠림 현상도 뚜렷하다. 전체 가맹점 가운데 음식점이 224곳(37.9%)으로 가장 많다. 이어 숙박 98곳(16.6%), 카페 68곳(11.5%)이 뒤를 이었다. 이들 3개 업종이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단순하고 획일적인 보상 체계 역시 전남사랑 도민증의 매력을 반감시키고 장기적인 성공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가맹점 확대 등 실효성 높여야"
전남연구원은 지속가능한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정책 방향을 제언했다.
가맹점의 양적 확대와 질적 다변화가 가장 시급하다. 가맹점이 부족한 지역은 인접 시·군과 '공동 가맹점망'을 구축하고 체험형 관광지, 전통시장, 온라인 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가맹점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차등 혜택 제도'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 방문 횟수, 소비 금액 등에 따라 혜택을 차등 지급해 이용자들의 재방문과 추가 소비를 유도해야 한다. 일례로 전북사랑 도민증은 기본 혜택을 제공하고, 방문·소비 및 홍보 등 누적 실적에 따라 추가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SNS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 강화와 다른 지자체와의 협력 모델 구축도 중요하다. 교통·숙박·관광을 연계한 '광역 교통 패스권', '지역 연계 스탬프 투어' 등 통합 교류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남연구원 오병기 선임연구위원·주정선 연구원은 "매년 가입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전남사랑 도민증은 지역 내 생활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촉매제로 거듭나고 있다"며 "SNS 등을 통해 전남 외 거주자 대상 홍보를 강화하고, 광역 교통패스, 지역 연계 투어 등 교류 프로그램 운영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남사랑 도민증은 전남과 타 지역민의 관계망을 확대해 나가는 좋은 기반"이라며 "지역 간 가맹점 인프라 확충을 통해 제도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