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정 화재에…“목조 문화유산에도 스프링클러 설치를”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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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 명승인 '성북동 별서' 내 목조 건물 '송석정'이 지난달 30일 원인 미상의 화재로 크게 훼손된 가운데, 해당 건물에 스프링클러 등 자동소화설비가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유산청에서 제출받은 '목조 문화유산 방재시설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목조 문화유산 중 자동소화설비를 갖춘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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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는 지난달 30일 오후 12시 45분경 서울 성북구 명승 제118호 성북동 별서 내 송석정에서 시작됐다. 불은 4시간 넘게 이어졌고, 지붕과 내부 구조 대부분이 불에 타 건물이 반소됐다. 기와지붕 특성상 물이 내부에 잘 스며들지 않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소방당국은 국가유산청과 협의 끝에 굴삭기를 동원, 지붕 일부를 뜯어내고 불을 껐다. 자칫하면 인근 고목과 별서 전체로 불이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건물에는 스프링클러 같은 자동소화설비가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유산을 보존하는 현장에서 가장 기본적인 화재 대응 수단조차 갖춰져 있지 않아 대응이 늦어졌고, 결국 국가유산 파손이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성북동 별서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유산청에서 제출받은 ‘목조 문화유산 방재시설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목조 문화유산 중 자동소화설비를 갖춘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대부분이 소화기나 소화전, 방수총 등 수동소화설비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흥인지문(보물),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국보) 등 대표적 문화유산도 예외는 아니다.
명승 내 목조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전북 김제 망해사 극락전에서도 불이 나 건물이 전소됐으며, 이곳 역시 스프링클러는 없고 분말형 소화기만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행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소방시설법)은 국가유산에 자동소화설비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지 않다. 소화전이나 경보설비 등 기본적인 소방시설에 대한 규정은 있지만, 자동소화설비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나 설치 요건은 빠져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문화유산 특성상 자동소화설비를 무리하게 설치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목조 건축물에 설비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구조를 훼손하거나 외관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목조 건축물의 특성을 고려할 때 초기 화재 진압이 결정적이라며, 자동화 설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김동현 전주대 문화재방재연구소장은 “수동 소화설비는 연결과 작동에 시간이 걸려 화재 발생 직후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며 “목조 문화유산에는 맞춤형 자동소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민호 국가유산방재학회장은 “문화유산은 관리와 예방이 생명”이라며 “정기 점검과 함께 자동소화설비 등 다단계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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