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숨이 ‘턱’ 막히는 풍암동 주차난…방법 없나?

임지섭 기자 2025. 7. 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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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법정동 중 인구수 1위
세대별 주차면수 1.15 불과
불법주차건 오름세…‘불편’
노화 택지지구 비슷한 고민
"주차 분산·교통 연계 필요"
광주 서구 풍암동의 주차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좁은 골목과 밀집한 주택 구조, 부족한 주차면수로 인해 주민 불편이 반복되고 있다. 사진은 29일 풍암동 원룸촌 골목.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

광주 서구 풍암지구가 수십년째 '주차난'에 갇혀 있다. 차량은 끊임없이 늘어나는 반면, 주차공간은 그대로다. 주민 불편과 갈등이 해마다 깊어지고 있다.

1일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풍암지구는 1990년대 말 본격적인 택지개발이 이뤄질 당시 금호·첨단지구 등과 함께 조성된 계획 주거지 중 하나다.

당시 체계적인 도시설계를 바탕으로 주거단지가 들어섰지만, 30년이 흐르며 그 한계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

현재 풍암지구 인구는 3만 3천725명으로, 서구 18개 법정동 가운데 가장 많다. 늘어난 인구와 차량을 감당하기엔 주차공간이 턱 없이 부족하다.

풍암동 내 22개 아파트 총 주차면수는 1만 3천310면으로, 세대당 1.15면에 불과하다. 전체 등록 차량수(1만 7천여 대)를 고려하면 차량 1대당 0.7~0.8면 수준에 그친다. 신축 아파트 단지들이 세대당 1.5~2면까지 확보하는 것과 대조된다.

더 큰 문제는 추가 주차공간 확보도 사실상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다. 풍암지구는 금당산과 풍암호수에 둘러싸여 있고, 중앙공원 개발까지 겹치며 마땅한 주차 부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구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서 공영주차장 설치 요구가 많지만, 산을 깎아내지 않는 이상 추가 확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주차 공간이 턱 없이 부족하다 보니 불법주정차도 늘고 있다. 풍암지구 내 불법주정차 단속 건수는 2016년 2만 3천915건에서 2021년 8천 985건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1만 5천건대로 급증했다.

주민들의 불편도 날로 커지고 있다. 한 주민은 "퇴근 후 빈자리를 찾느라 20~30분씩 동네를 빙빙 도는 게 일상이 됐다. 댈 곳이 없으니 불법주정차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아예 주차장을 새로 짓든지, 단속이라도 좀 융통성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주차 단속을 완화하는 것도 쉽지 않다. 특정 지역만 단속을 유예할 경우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시민신고가 활성화된 현재로선 계도에만 의존하기도 어렵다는 게 지자체 설명이다.

서구 관계자는 "도로교통법상 인구 밀집 지역이나 상가 밀집 지역에서 과태료를 면제할 법적 근거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택지지구내 주차 공간 확보에 '뾰족한 수'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주차 분산' 유도 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학과 교수는 "거주지가 아닌 곳에 주차하게끔 유도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 등이 있다"며 "기후동행카드·K-패스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대중교통 활용을 유도 하는 게 장기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단순 불법 주차 문제가 아닌 '교통안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강경우 한양대 교수는 "불법주차로 이 문제를 바라보면 해결이 늦어진다"며 "소방차·구급차 같은 구조 차량의 진입이 지연되면 실제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예산 편성도 우선순위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