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헌 옷 모으랬더니"…쓰레기장 된 수거함

박건우 2025. 7. 1. 17:0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음식물 찌꺼기 등 악취 진동
제 역할 잃고 골칫거리 전락
민간업체에 위탁 관리 ‘한계’
"투기 줄이는 시민 의식 중요"
1일 광주 동구의 한 주택가에 설치된 재활용 의류수거함 주변에 각종 쓰레기들이 버러져 있다. /박건우 기자

"쓰레기에 악취까지…의류수거함 관리가 시급합니다."

1일 오전 광주 동구 한 주택가 골목. 초록색 의류수거함 주변에 각종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음식물 찌꺼기와 플라스틱 쓰레기가 뒤엉켜 있었고, 묶이지 않은 음식물 봉투는 악취가 진동했다. 불법투기 신고' 안내 문구가 무색하게 수거함은 사실상 쓰레기 투기장이 됐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코를 움켜쥐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광산구 수완동도 상황은 비슷했다. 수거함 입구가 비닐봉지로 틀어막혀 있었고, 그 안에는 라면 봉지, 젖은 음식물이 들어 있었다. 엎질러진 커피 찌꺼기는 옷에 스며들었고, 관리 주체를 표시한 문구는 거의 지워진 상태였다.

주민 김지원(31)씨는 "골목마다 수거함이 있는데 관리가 안 돼 사실상 쓰레기장으로 변했다"며 "밤이면 음식물 쓰레기 뒤지는 고양이들이 돌아다니고, 도심 미관도 크게 해친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광주 도심 곳곳에 설치된 의류수거함이 본래 취지인 재활용과 나눔 역할을 잃고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지역에 설치된 의류수거함은 총 1천299개에 달한다. 자치구별로 동구 106개, 서구 396개, 남구 268개, 북구 307개, 광산구 222개가 설치돼 있다.

문제는 관리 부실이다. 대부분 의류수거함은 각 자치구가 민간업체에 위탁해 운영을 맡기고 있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일선 자치구 한 관계자는 "각 구별로 불법투기에 대한 민원 내용과 조사를 통해 관리실태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관리와 운영은 민간업체에서 담당하고 있다"며 "관리 상태가 좋지 않은 의류 수거함은 파악해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내부에 다른 쓰레기를 버리는 등 행위는 직접 적발하기에는 힘이 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시민 의식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법적 규정이 미흡해 지자체나 업체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재활용 의류수거함에 관한 불법투기에 대한 민원이 발생 되면 해당 업체에 주의하거나 청소를 요구해 조치가 취해진다"며 "의류 수거함은 공공소관이 아닌 민관소관이라 세세하게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주기적인 관리와 실태조사를 통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류수거함 주변 무단 투기를 막기 위해서는 시민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며 "의류 수거함의 관리뿐만 아니라 수거 대상이 아닌 이불, 베개, 훼손되어 못 입는 의류, 일반쓰레기는 종량제봉투로 배출하는 등 쓰레기를 올바르게 배출하는 시민 의식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