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PEC 준비, 체크리스트 만들어 점검하라
경북 경주에서 가을에 열리는 APEC 정상회의가 넉 달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실질적인 준비 기간은 3개월 남짓이다. 하지만 APEC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회 APEC 지원 특별위원회가 점검한 결과 만찬장 공정률 20%, 국제미디어센터 40%, 주요 숙소 개보수율은 50%에 그쳐 해외 정상급 인사를 맞이할 기반 시설조차 불안하다.
자칫 2023년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실패의 반복이 우려된다. APEC은 단순 외교 행사를 넘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과 경제·문화 역량을 전 세계에 알리는 시험대다. 준비에 한치의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만찬장·미디어센터 등 물리적 시설뿐 아니라 정상·수행원 숙소, 교통 대책, 보안·의료·통번역 지원 등 수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특히 각국 정상 간 일정 조율, 특별 환영·환송식 프로그램 준비, 언론 대응과 비상사태 대처 방안은 단일 부처나 지자체의 역량을 넘어서는 일이다.
또한 지역 기업과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부대 행사 기획, 국내외 온라인 홍보, 지속 가능한 친환경 행사 운영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 APEC이 거대한 경제·외교 행사인 만큼 디지털·그린 전환 의제를 현장에서 직접 체험케 할 수 있는 인프라 마련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외교부를 중심으로 경북도·경주시와 함께 'APEC 준비 공동 태스크포스'를 즉시 구성해야 한다. TF는 분야별 세부 항목을 모두 나열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매일, 매주 진척도를 점검하고 부족 항목을 즉시 보완하는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만찬장 공사 일정, 미디어센터 내부 마무리, 숙소 안전점검, 셔틀버스 운행 점검 등을 구체적 날짜와 책임자와 연계해 관리해야 한다.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면 국회 예결위와도 즉각 협의해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준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돌발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플랜B·C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크루즈선 숙박을 포함한 '플로팅 호텔' 운용 계획은 보안·화재·의료 등 위험 요소 등 점검 사항이 한둘이 아니다.
대내외 협력과 세밀한 준비 없이는 APEC 정상회의가 만신창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경북도, 경주시가 머리를 맞대고 치밀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하루하루 진행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