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에 석유 절도까지···‘범죄조직과의 전쟁’에도 멕시코는 여전히 무법지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행정부의 ‘범죄조직과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카르텔의 중범죄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멕시코 일간지 엘우니베르살은 30일(현지시간) 마약 카르텔 분쟁 지역인 시날로아주 쿨리아칸에서 시신 20구가 발견돼 검찰이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멕시코 검찰청은 이날 쿨리아칸의 길가에서 4구, 고속도로 위 버려진 화물차 안에서 16구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일부 시신은 참수된 상태였다.
검찰청은 “카르텔 간 분쟁 과정에서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시체가 발견된 곳에서 카르텔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쪽지가 있었다면서도 쪽지에 적힌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마약 카르텔은 세력 다툼을 벌이는 다른 조직에 경고하려는 의도로 살인 사건 현장에 메시지를 남기곤 한다.
펠리시아노 카스트로 멜렌데스 시날로아주 대변인 겸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국은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폭력의 규모를 고려해 조직범죄 대응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 싱크탱크 경제평화연구소는 지난해 멕시코에서 카르텔 간 싸움에 휘말리거나 카르텔에 보복을 당해 사망한 인원을 1만8000명으로 추산했다.
카르텔은 마약이나 청부살인뿐만 아니라 석유 밀거래 사업에도 손대고 있다.
멕시코 안보·시민보호국은 이날 석유 절도 조직의 우두머리 5명을 포함해 용의자 32명을 체포하고 이들이 몸담았던 조직 다섯 개를 해체했다고 밝혔다. 범죄조직이 사용하던 무기 36정과 석유 운반용 컨테이너 14대, 차량 69대, 현금 1600만페소(약 12억원) 등을 압수하고 원유 절도가 이뤄진 시설 두 곳도 폐쇄했다.
적발된 조직들은 주로 멕시코시티 외곽과 케레타로 산업단지, 베라크루스 항구 등지에서 원유를 훔치거나 유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터널이나 콘크리트 구조물 밑에서 땅굴을 판 뒤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원유를 가로챘으며 범죄 현장을 숨기기 위해 근처에 농작물을 심었다. 원유 정제 전문가와 석유 보관·운반 공학자까지 동원해 훔친 석유를 유통했다.
산유국 멕시코에서는 ‘빼돌린 석유’를 뜻하는 단어(우아치콜)가 있을 정도로 원유 절도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는 2022년 130억페소(약 9400억원) 어치의 석유를 도난당한 것으로 집계했다.
셰인바움 정부는 치안을 개선하기 위해 카르텔 피해가 심각한 시날로아에 수천명의 병력을 투입하고 군·경의 수사 권한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체계적이면서 국제단위로 활동하는 카르텔의 범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준군사조직 수준으로 무장한 범죄조직은 ‘지하 사업’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면서 지방 관료 및 경찰과 유착하고 있다. 조직 활동에 방해가 되는 정치인·언론인 등을 살해하기도 한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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