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도로 밤엔 ‘진입금지’ 흐릿… 여전히 까딱하면 역주행

조언 기자 2025. 7. 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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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발생한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와 같은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보도를 크게 넓히는 등 자동차 중심 도시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는 사고 지점에 8t 차량이 시속 55㎞, 15도 각도로 충돌해도 보행자를 보호할 수 있는 'SB 1등급' 차량용 방호 울타리와 역주행 방지를 위한 교통안전시설을 설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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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주행 참사 1년… 현장 가보니
사고지점에만 방호 울타리 설치
일부 구간에는 볼라드조차 없어
표지판 야광 안돼 운전자 ‘혼동’
보도 너무 좁아 대피공간도 부족
車 중심 도시구조 확 뜯어고쳐야
보행자 위험 노출  :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1주기인 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앞 도로 건너편에 ‘진입금지’라고 적힌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박윤슬 기자

1년 전 발생한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와 같은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보도를 크게 넓히는 등 자동차 중심 도시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사고 후 서울시가 새로 설치한 시설들도 보행자 안전을 완전히 확보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참사 사고 1주기를 하루 앞둔 6월 30일 당시 사고 현장인 서울 중구 세종대로18길의 좁은 보도는 점심시간이 되자 순식간에 쏟아져나온 보행자들로 가득 찼다. 일부 보행자는 보도 밖으로 나와 택시를 잡거나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등 차도 위를 오가는 위험한 장면도 연출됐다. 언제든 큰 사고가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상태였다. 이곳에선 지난해 7월 1일 고령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약 200m를 역주행하면서 인도로 돌진,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바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시청역 일대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구역의 경우 교통 구조를 자동차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도쿄(東京)나 오사카(大阪) 같은 일본 대도시는 차로와 보도의 폭이 비슷할 정도로 균형 잡힌 구조를 갖추고 있어 보행자가 위급 상황 시 대피할 공간이 많다”며 “시청역이나 강남역처럼 보행자가 많은 지역은 차로를 줄이고 보도를 넓히는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보행자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고 이후 보강된 안전시설이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 남는다. 서울시는 사고 지점에 8t 차량이 시속 55㎞, 15도 각도로 충돌해도 보행자를 보호할 수 있는 ‘SB 1등급’ 차량용 방호 울타리와 역주행 방지를 위한 교통안전시설을 설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웨스틴조선호텔 앞에는 운전자들의 오진입 방지를 위한 노면 색깔 유도선과 직진·좌회전 금지 노면 표시 및 표지판 등 교통안전시설도 설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고 지점은 여전히 보행자가 차도로 쉽게 노출되는 구조였다. 사고 지점 50m 구간에 SB 1등급 방호 울타리를 신규 설치했지만, 차량 진행 방향 오른쪽에만 배치돼 있었다. 왼쪽에는 일반 울타리가 이어져 있었고, 일부 구간은 아예 울타리나 볼라드(말뚝)조차 없어 보행자들이 보도 가장자리로 나와 있는 모습도 보였다.

운전자들의 혼동을 불러일으키는 도로 구조도 여전했다. 이 구간은 일방통행로지만 ‘진입금지’ 표지판은 조선호텔 입구 기준으로 교차로 맞은편에 멀리 떨어져 있었다. 야광 기능도 없어서 밤에는 더욱 식별하기 어려워진다. 택시 기사 김모(45) 씨는 “일방통행 표지판이 너무 멀리 있어 자주 헷갈린다”며 “특히 야간에는 일방통행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진입하는 차량이 많다”고 말했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운전자가 확실히 인지할 수 있도록 일방통행 표지판에 야광 기능을 추가하는 등 시인성을 높여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방호 울타리도 위험 구간 전체에 걸쳐 확대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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