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빅4' 하이브·SM·YG·JYP, ESG 실천 '성적표' 어땠나 [K-POP 리포트]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전략 및 이행 성과를 이해관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비재무 정보 보고서다.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등 기업 활동의 지속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다룬다.
세계 주요 국가에서 관련 공시가 사실상 의무화되면서 ESG 경영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국내에서도 금융당국의 공시 의무화 로드맵과 권고에 따라 상장사들의 지속가능성 경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글로벌 음악 산업을 선도하는 K팝 대형 기획사들이 어떠한 기준과 방식으로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고 있을까. '엔터 빅4'로 불리는 4개 회사의 2024~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바탕으로 각 기업의 전략과 실행 수준을 비교·분석한다.

하이브, 플랫폼 기반 팬 경험 강화와 윤리경영 체계 수립
하이브는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팬 경험 중심의 ESG 전략과 윤리경영 제도 구축을 병행한 접근을 보였다. 팬과의 접점에서는 공연장 내 편의시설 확충, 팝업스토어 공간 개선, 위버스를 통한 공연·쇼케이스·페스티벌 스트리밍 확대 등 콘텐츠 소비 환경의 질을 높이는 방식으로 실질적 개선이 이뤄졌다.
조직 운영 측면에서는 사내 의원 도입, 구성원 가족 초청 행사, CEO(최고 경영자)-직원 간 티타임 등 근무 환경 개선 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며, 만족도 조사를 통한 복리후생 고도화 방안도 검토됐다. 윤리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윤리헌장과 윤리강령을 제정하고 CLO(최고법률책임자) 산하에 컴플라이언스실을 신설하는 등 기업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했다.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안 관리체계도 확대했다. 위버스컴퍼니는 ISO 27001(정보보호경영시스템), 하이브IM은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을 각각 취득했으며, 아티스트 권익 보호를 위한 'HYBE Protect' 통합신고시스템 운영, 위조 상품 단속, 불법 유통 콘텐츠 대응 등도 보고서에 포함했다.
환경 부문에서는 위버스 앨범의 표준화 가이드를 수립해 재활용 불가 코팅을 배제하고 지속 가능한 지류 소재를 도입했으나,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수치, 재생에너지 이행 현황, Scope3(기타 간접 온실가스 배출) 관련 정보는 제시하지 않았다. 환경 항목은 타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게 다뤄졌다.

SM엔터테인먼트, ESG를 기업 브랜드와 결합한 실행 중심 전략 제시
SM엔터테인먼트는 ESG 활동을 자사 브랜드 전략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올해 네 번째 보고서에서는 환경·사회·지배구조 각 분야에 걸친 실행 사례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환경 분야에서는 음반 제작 및 공연장 운영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직접 산정하고, 서울숲 일대에 광야숲 2기를 조성해 기후변화 생물지표종 및 보호 식물을 심는 등 생물다양성 보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음반·MD 제작, 아티스트 의상 업사이클링 전시 등도 병행했다.
사회 부문에서는 연습생과 공급망 관계자를 포함한 인권영향평가를 외부 전문가 참여 하에 실시했으며, 공연장 접근성 강화를 위한 가이드북 제작, 청소년 음악교육 지원, 유니세프와의 협력 사업 등 사회공헌 활동을 10주년 백서로 정리해 수치 기반으로 공개했다.
지배구조 개선에서는 총 47만 주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통해 약 357억 원의 주주환원 정책을 실현했고, 아티스트 IP 보호를 위한 제보 채널 'KWANGYA 119'를 운영해 연간 19만 건 이상 접수된 신고를 처리했다. 이사회 독립성 강화 및 리스크관리협의체 운영 등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 노력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YG엔터테인먼트, 공연 중심의 ESG 실천 구조 강조…현장 기반 보고서 구성
YG엔터테인먼트는 '지속가능공연' 활동을 스페셜 리포트 형태로 별도 구성해 보고서 내 차별성을 확보했다. 2024년 국내에서 진행한 6개 공연에 대해 관객 이동, 에너지 사용, 폐기물 처리 등과 관련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고 공연장 안전 점검 체크리스트를 운영했다. 팬 인터뷰와 개선 요청 사항 등도 보고서에 반영해 현장 기반 ESG 실천을 강조했다.
환경 전략은 단기·중장기 계획을 구분해 수립했다. 단기적으로는 음반 제작 과정에서 플라스틱 사용 저감 및 재활용 소재 도입을 검토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유통망 내 친환경 운송수단 도입 및 산업 내 협력 확대를 추진한다. 온실가스 배출량 28% 감축, 에너지 사용량 3% 감축, 재생에너지 사용률 28.8% 증가 등의 정량 지표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회계·법무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이사회 평가제를 처음으로 도입하는 등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병행됐다. 보고서 전반은 공연 중심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ESG 각 영역 간 통합 전략 측면에서는 다소 비중 편차가 존재한다.

JYP엔터테인먼트, 제도 기반의 ESG 체계 구축 및 수치 기반 실적 강조
JYP엔터테인먼트는 2022년 국내 엔터엔터테인먼트사 최초로 지속가능보고서를 도입한 후 네 번째 보고서를 발간했다. ESG 활동을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고 구체적 수치 중심으로 성과를 보고하는 방식에 강점을 보였다. 보고서에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각 항목에 대한 명확한 정량 성과 제도 도입 내역을 포함했다.
환경 영역에서는 자회사 BLUE GARAGE를 포함해 전력 사용량 전량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며 RE100RE100(기업 사용 전력량의 재생에너지 100% 사용 캠페인)을 달성했고, 총 1,027tCO₂eq(이산화탄소 환산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사내 다회용 컵 대여 시스템 도입으로 월평균 63%의 사용률을 기록했다.
사회 부문에서는 내부 인권 경영 추진을 위해 인권 자율조직 '우리 JYP'를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원칙을 별도로 수립해 구성원의 조직문화 개선에 적용하고 있다. 소속 아티스트들의 사회공헌 활동도 보고서에 포함했으며 총 24건의 고액 기부자 모임 위촉 사례가 명시됐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본사 및 자회사에 CISO(최고 정보 보호 책임자), CPO(최고 개인 정보 책임자)를 각각 선임하고 정보보안팀을 신설하는 등 정보보호 체계를 강화했다.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구성 개선, 정관 개정, 배당 가시성 확보 등을 통해 주주 관점에서의 거버넌스 개편도 병행했다.
외부 ESG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ESG 전문 평가기관인 서스틴베스트(Sustinvest)로부터 업계 유일 AA 등급을 획득했으며, 세계 금융 지수 정보 제공 회사 MSCI의 ESG 평가에서는 A 등급을 받았다.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내부 제도 정착과 실행 성과에 집중돼 있으며, 팬 경험 개선이나 콘텐츠 기반의 ESG 전략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편이다.

"우린 팬, 우린 구조"...엔터 빅4, 저마다 달랐던 ESG 실천 가치
4개 기업은 전략의 무게 중심과 정보 공개 방식에서 이처럼 차이를 보였다. 하이브는 팬 경험 중심의 플랫폼 기반 실천에 집중하고 있고, SM엔터테인먼트는 기업 브랜드와 ESG를 통합하는 서사를 강조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공연 단위 실무 실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JYP엔터테인먼트는 제도 정착과 수치 기반 보고에 있어 가장 안정적인 구조를 갖췄다.
ESG는 단기적 수치보다 지속적인 실행력과 외부의 신뢰 확보가 핵심이다. 정보공개 의무화가 강화되고 이해관계자의 평가 기준이 고도화되는 흐름 속에서 보고서 발간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 활동 전반에 ESG 원칙을 전방위로 이행하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K팝을 이끄는 이들이 ESG 전략을 어떻게 내재화하느냐에 따라 산업 전체의 지속 가능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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