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문화현장] (11) 미술

어태희 2025. 7. 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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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담당한 지 3년차가 되었을 때, 내 예술적 영감을 시험해 볼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사람인 기자는 더한 성취를 보일 수 있지 않겠나.

지난달 19일 창원 용호동 스펀지파크에서 미술비평단체 '사림153'이 진행한 예술 체험 프로그램에서 방상환(가운데) 작가가 어태희(왼쪽) 기자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족은 뒤로하고, 기자는 지난달 19일 오전 창원 용호동 스펀지파크에서 20여명의 수강생들과 모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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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청년 미술비평단체 ‘사림153’ 강의 참여
방상환 ‘기하학 도형으로 만드는 이미지’ 수업
펜으로 3시간 작업 집중 “재밌고 뿌듯한 경험”


미술을 담당한 지 3년차가 되었을 때, 내 예술적 영감을 시험해 볼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사람인 기자는 더한 성취를 보일 수 있지 않겠나. 마침, 속성으로 미술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창원 청년작가들로 이뤄진 미술비평단체 ‘사림153’이 진행하는 예술 체험 프로그램에서다. 그 이름도 ‘예술, 나의 감각으로’이니 기자의 감각을 알아볼 때다.
지난달 19일 창원 용호동 스펀지파크에서 미술비평단체 ‘사림153’이 진행한 예술 체험 프로그램에서 방상환(가운데) 작가가 어태희(왼쪽) 기자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장유진 기자/

지난달 19일 창원 용호동 스펀지파크에서 미술비평단체 ‘사림153’이 진행한 예술 체험 프로그램에서 방상환(가운데) 작가가 어태희(왼쪽) 기자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장유진 기자/

◇기하학 도형으로 이야기 풀어낸다= 강의는 8차에 걸쳐 진행한다. 박지영 학예사의 ‘미술관 사용법’에서 시작해 박준우, 한혜림, 장두루 등 작가들이 개인 클래스를 선보인다. 기자가 신청한 것은 방상환 작가의 ‘기하학 도형으로 만드는 이미지’다. 방 작가의 작품은 그의 개인전에서 본 적이 있다. 동그라미나 사각형, 세모, 직선과 곡선 등 기하학 도형을 규칙적이고 세밀하게 그려냈는데, 처음에 컴퓨터 작업으로 만들어진 줄 알았다. 펜으로 직접 그린 작품이라고 들었을 때의 놀라움이란.

사족은 뒤로하고, 기자는 지난달 19일 오전 창원 용호동 스펀지파크에서 20여명의 수강생들과 모이게 됐다. 수업은 방 작가의 작업에 대해 탐구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는 도형으로 여러 감각을 표현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만다라’ 시리즈엔 혼잡한 마음을 풀어내고, ‘소리’ 시리즈는 음악에서 느껴지는 고양감을 표현했다. 수강생들 또한 저마다의 이야기를 도형으로 표현하기로 했다.

각자 받은 A4 종이 위에 자를 가져다 대고 중심점을 찍는다. 중심으로 원을 그리고 고민에 빠진다. 뭘 그릴 것인가. 주변을 둘러보니 수강생들이 거침없이 펜을 휘두른다. 작업에도 각각의 개성이 있다. 자로 꼼꼼히 반지름의 너비를 계산해 점을 찍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도형자를 덧대고 무작정 반복해 그리는 사람도 있다.
어태희 기자가 그린 작품.

어태희 기자가 그린 작품.

◇예술적 몰입의 즐거움= 체험은 3시간 동안 진행된다. 수강생들은 정신없이 몰입해 있다. 기자도 종이에 코를 박고 고뇌했다. 2시간이 지나니 각자 작품의 윤곽이 드러난다. 기자는 둥근 원 안에 원을 그리고 또 그 안에 원을 그렸다. 그게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 처음에는 보잘것없었는데, 도형이 가득 채워지니 어딘가 그럴싸해 보인다.

뿌듯한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봤더니 실로 엄청난 작품들이 보인다. 갑자기 기가 죽는다. 그러고 보니 이날 참여자 대부분이 1회차 수업부터 참여한 이들이다. 바로 앞자리에 있던, 실로 엄청난 작품을 만든 박옥자(58)씨도 1회차부터 참여해 매일 강의하는 날만 기다렸다고 한다. 박씨는 “도형을 듣자마자 해바라기 안에 있는 씨앗이 떠올랐다. 그것을 만다라로 표현해내고자 했다”며 “생각 없이 몰입해 규칙적인 도형을 그려내는 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에서 치유와 즐거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조현수 작가는 “이번 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예술을 향유하고 즐기는 경험을 쌓았길 바란다”며 “이런 문화적 경험이 쌓이고 확산돼 지역 예술가들의 활동 역시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사림153’의 1기수 수업은 지난달 26일로 마무리됐지만, 오는 17일부터 2기수의 수업이 다시 시작된다. 체험은 무료다.

한편 서당개 3년의 속담을 체험해 보고 느낀 바가 있다면, 어쨌거나 풍월을 읊는 강아지는 본 적이 없다. 월월.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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