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0만 제주시장의 한탄 “저는 권한이 없습니다”
법인격-예산권 없는 행정시장 한계 토로

"민원이 들어와도 제주도에 요청하겠다고 답변합니다"
취임 1주년을 맞아 열린 제주시장 기자회견이 권한 없는 행정시장의 한계를 하소연하는 성토의 장으로 변했다.
김완근 제주시장은 1일 오전 10시 기자실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시장의 권한이 제한적이라며 시정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시장은 "50만의 시민을 대표하는 저는 도지사가 임명하는 행정시장"이라며 "다른 자치단체의 시장들처럼 폭 넓은 권한을 갖지 못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예산이 수반되는 정책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도 없고 시민들의 불편을 조례로 해소할 수도 없다"며 "법인격이 없으니 법적 책임의 주체가 될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구체적 사례로 민원 처리를 꺼냈다. 취임 이후 900건의 민원이 접수됐지만 예산과 권한 문제로 제때 처리하지 못하는 현실을 언급했다.
김 시장은 "주차장 부족 등 시급하고 시민들의 일상을 짓누르는 문제들이 날마다 쌓여가고 있다"며 "예산과 제도 문제로 도에 건의하거나 요청하겠다는 말만 하게 된다"고 말했다.
제주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 제10조에 따라 제주는 지방자치법상 관할구역에 지방자치단체인 시와 군을 둘 수 없다.
이에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예산편성권과 자치입법권이 없다. 제주특별법 제11조에 따라 행정시장도 선출직이 아닌 임기 2년의 일반직 공무원으로 도지사가 임명한다.
김 시장은 "책임의 크기가 작아져 좋은 거 아니냐고 반문하실 수 있지만 주도성의 관점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내가 한 일을 상사가 책임지면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시의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자치권이 필요하다"며 "남은 임기 동안 자치권 확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