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호불호 반응에 답하다 [인터뷰]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진 작품다웠다. '오징어게임'의 마지막 시리즈가 공개된 이후 다양한 반응들이 엇갈리고 있다. 작품을 만들고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예상했다는 듯 차분한 가운데, 반응이 갈리고 있는 지점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지난 2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3'(연출·극본 황동혁)은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 만 기훈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이야기다.
황동혁 감독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에 나섰다. 대단원을 마친 황동혁 감독은 "시원섭섭하다"는 소감과 함께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시원 섭섭해요. 6년간 인생을 갈아 넣었잖아요. 또 언제 이런 관심을 받아보나 싶기도 하고 큰 부담도 많았던 작품인데 끝냈다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오징어게임3'는 공개 이후 평가가 극단적으로 나뉘었다. 황동혁 감독은 "어떤 부분을 기대했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다양한 반응을 가감없이 받아들였다.
"시즌1은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을 때 툭 튀어나왔는데, 어떤 사람은 게임에 열광하고 어떤 사람은 사회적 메시지에 열광하셨잖아요. 시즌2, 3이 생기면서 각자 다른 기대를 하셨던 것 같아요. 사회적 비판을 좋아하셨던 분들은 어떤 메시지가 나올까 궁금해하셨고, 게임이나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셨던 분들은 어떤 게임, 어떤 캐릭터가 나올지 기대하신 거죠. 어떤 기대를 하셨는지에 따라 호불호는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더군다나 모든 결론을 내리는 시즌이다 보니 가장 격렬하게 마음이 나뉜 것 같아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고, 실망하신 분들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황동혁 감독의 말처럼 결말을 두고 다양한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원래 해피엔딩을 생각했다는 황동혁 감독은 지금의 결말로 틀어선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구체적으로 썼던 건 아니고, 시즌 2·3을 생각하면서 막연하게 해피엔딩, 기훈이 몇몇 사람을 데리고 나와서 미국에 있는 딸을 만나러 가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진지하게 쓰기 시작하면서 '내가 이 작품을 쓰는 이유가 뭐지'에 대해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 기훈의 여정이 끝나야겠더라고요. 결국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작품인데, 시즌1을 만들 때보다 더 안 좋아졌잖아요. 이대로라면 암울한 미래가 올 것 같은데 성기훈이라는 평균 이하인 사람의 여정을 통해 그 메시지를 주면 좋을 것 같았어요. 성기훈이 다 껴안고 희생하는 지금의 결말이 '오징어 게임'과 성기훈이라는 사람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고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 극 중 기훈은 최후의 2인까지 살아남지만, 다른 참가자인 아이를 위해 스스로 우승을 양보하며 다음 세대를 위한 희망을 심어놨다.
"아이라는 존재는 시즌3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였어요. 젊은 세대들이 더 이상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자포자기하면서 많은 사회 문제들이 생기고 있는데, 미래 세대들이 희망을 잃은 세상이 어떻게 지속될 수 있겠어요. 윗세대에게 이 세상을 받아 더 나쁘지 않게 다음 세대에게 전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를 위한 기훈의 희생을 통해 그런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어쨌든 게임 안에 아이를 넣었어야 했고요."
다만, 이러한 메시지를 위해 보여준 출산 장면에 대한 불호 반응도 존재했다. 황동혁 감독은 "상징적인 존재로 꼭 필요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스토리상 출산은 네 번째 게임에서 꼭 해야 했어요. 많이 보여드리지는 않아도 아이라는 존재가 미래 세대의 심볼이라는 상징적인 존재로 등장시키고 싶었어요. '아이가 버틸 수 있겠냐'라는 지적도 있던데 생물학적, 현실적인 과정보다는 상징성에 초점을 맞춰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시즌2부터 답답했던 기훈을 여전히 답답하게 보는 시청자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황동혁 감독은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기훈의 행동을 설명했다.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어요. 영웅처럼 들어왔지만, 결국 영웅이 되지 못하고 그 죄책감을 대호에게 투사하잖아요. 그런 일반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대호를 죽이고 나서야 자책감의 표현이었다는 걸 깨닫고, 아이를 위해 희생하게 되는 거고요."
또한 금자(강애심)가 아들 용식(양동근)을 칼로 찌르는 장면 역시 토론 거리가 됐다. 황동혁 감독은 이에 대해서도 "죽이려는 건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아들을 죽이려는 게 하니라, 자기 앞에서 무방비상태인 아이와 엄마를 찌르는 걸 막아서려는 마음이었다고 해요. 급소를 찌르지는 않거든요. 그게 자식의 탈락으로 이어지며 삶을 포기하게 되지만, 이렇게 하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형을 추격하던 준호의 활약에 대해서도 답답해하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황동혁 감독은 해피엔딩에서 지금의 결말로 변하며 준호의 역할도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약간은 맥거핀이었어요. 처음에 해피엔딩으로 구상했을 때는 준호와 용병들이 섬을 찾아 탈출하는 모습을 썼는데 쓰면서도 아닌 것 같았어요. 지금 같은 엔딩으로 바뀌면서 먼저 도착하면 안 되는 숙명에 빠지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도착은 해서 형이 최종 우승자인 아이를 들고 나오는 모습을 목격하게 하고 싶었어요."
전체적으로 등장인물이 많아지며 캐릭터들에게 정을 붙이기 어렵다는 지적, 나아가 스타 캐스팅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황동혁 감독은 이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쓰다 보니 길어지고, 캐릭터들의 역할이 분산돼서 꽂히는 캐릭터가 줄어든 것 같아요. 사실 '오징어 게임'은 스타가 필요 없는 작품이에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작품인데, 해외에서 다 알려진 배우들은 아니잖아요. 빠른 시간내에 준비해야 했고, 연기적으로 검증된 사람을 찾기 위해서는 알려진 사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려고 오디션도 봤어요. 규영 씨나 애심 선배, 재원 씨 모두 오디션으로 캐스팅했어요."

다양한 호불호 속에서 '오징어 게임'은 시즌3로 끝을 내게 됐다. 황동혁 감독은 후속 시즌 보다는 오히려 스핀오프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치며 세계관 확장의 가능성을 남겨놨다.
"'오징어 게임'은 예민한 이야기이고, 한 발만 잘못 가더라도 욕을 바가지로 먹을 수 있어어 장기로 가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게임도 쓸 게 없고, 제가 던지고 싶은 메시지도 다 던져서 이 뒤를 이어나가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오히려 부담없는 스핀오프로 사이드 스토리를 만들어 보는 게 나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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