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 기업 키우고, 효도운동 지원까지…“100세까지 장수 기원”[자랑합니다]

2025. 7. 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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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랑합니다 - 전 기업인 성세제 형님
65년여 만에 만난 세제 형님(왼쪽)과 필자.

얼마 전에 영동 노인복지회관에 강의하러 갔을 때였다. 강의가 끝나고 뜻밖에 거기서 집안 친척인 세제 형님을 감격스럽게 만났다. 피나는 노력 끝에 대성하셨다는 소문을 듣고 언제 만나보나 고대했는데 무려 65년여 만에 거기서 만날 줄이야 천만뜻밖의 일이었다. 세제 형님은 낙향해서 여유롭게 살고 있었다. 너무 반갑고 기뻐서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세월 따라 늙고 머리는 백발이었으나 내 눈도 작지만 형님은 더 가느다란 실눈인데 아직도 초롱초롱 빛이 났다. 점심을 먹고 찻집에서 그간의 굴곡진 삶에 대한 서로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황간 월류봉 근처의 별난 찻집으로 옮겨가면서 대화는 더 진지했고 흥미롭기까지 했다. 해가 저물자 형네 집으로 갔더니 형님의 소신과 행적이 묻어있는 동상과 비석도 있어서 훌륭하게 살아온 일면을 여실하게 볼 수가 있었다.

형님과 나는 작은 산을 하나 사이에 두고 서로 반대편에서 살면서 학산중학교를 다녔다. 10리나 되는 학교는 사뭇 산길이었다. 오가며 얘기 꽃을 피우고 재잘거리다 보면 어느덧 학교에 다 오곤 했었다. 그런데 형은 전선과 건전지를 손에 쥐고 있을 때가 많았다. 그런 것들을 연결해서 불도 켜고 전기충격을 주어서 물고기도 잡았다는 이야기로 손재주를 자랑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

중학교 졸업 후에 세제 형은 집안이 가난해서 진학을 못 하고 집에서 농사를 거드는 동안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의기소침했다. 그런데 어느 날 세제 형님은 충격적인 일을 보았다. 동네 잘사는 어른이 형님의 아버지에게 모내기를 위해 써레질을 하고 있는 중인데도 막무가내 자기 집 일을 해달라고 하면서 윽박지르고 무시하는 듯한 언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분개한 끝에 열심히 노력해서 우리도 잘살아서 무시당하지 말아야겠다는 절치부심한 생각에 사무쳤다. 취직해서 돈을 벌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여기저기 직장을 알아보다가 다행히도 형의 소질을 따라 서울 청계천 한일 자동펌프를 제작하는 업소에 가게 되었다.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격이 되었다.

그 업소에서 일할 때 소질과 적성이 맞으니까 일이 즐거워서 하루하루가 모자랄 정도였다. 시키는 일 외에도 관련 기술을 익히기에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15년간 일하다 보니 독립해도 되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겨서 일하는 업소 근처에 ‘명수리’라는 이름으로 간판을 내걸고 점포를 차렸는데 거기서는 컴프레서를 제작·판매하기 시작했다.

8년여 동안에 공장을 크게 짓고 직원 수도 늘어났다. 컴프레서 기술로 대기업 필수분야에 명성을 얻어서 수입 국산화에 공적이 있다고 대통령상도 받았다. 독보적인 기업으로 크다 보니 재력도 상당해졌다. 널리 알려지자 언론 인터뷰도 여러 번 한 바가 있었다. 국방연구소에 기술을 제공하여 국방과학발전에 크게 기여한 바가 있다.

세제 형님은 효자였다. 부자가 된 후 가난하게 살았던 부모님을 극진히 공대하였다. 산밑에 오래된 초가집을 다시 양옥으로 잘 지어 드리고 그 바쁜 중에도 자주 찾아뵙고 건강을 보살펴드렸다.

세 자녀를 낳아서 다 사회에 기여할 수 있게 키웠다. 큰아들과 딸은 의사로, 둘째는 형님 기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렇게 될 때까지는 세제 형님의 남다른 철저한 자녀 교육이 있었다. 우선 할아버지, 할머니를 사랑스럽게 돌보는 일을 시켰다. 끈질긴 마음을 기르고 거짓말하지 못하게 하며 매사에 원칙을 지키라고 가르쳤고, 약한 소리를 하지 못하게 강하게 키웠다.

세제 형님의 존함은 ‘세제(世濟)’로 세상을 구제한다는 좋은 뜻이다. 그 뜻에 맞게 형님은 2007년도부터는 출산장려운동도 펼쳤고 요즘은 효도 운동하는 단체와 사람을 찾아서 물심양면으로 격려하고 지원하는 데 공을 들이시고 있다. 이런 선한 일을 하려면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 한다고 권면한 바가 있었다. 별로 아픈 데가 없으시다니 100세까지 장수하시기 바랍니다.

성명제(전 서울목동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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