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금을 준다 해도 '이것' 싫어하면 못 하는 직업 [강홍민의 굿잡]

2025. 7. 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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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지도사’ 신세진 바우라움 캠퍼스 사업팀장

1인 가구의 증가로 가족의 형태는 새삼 달라지고 있다. 부모와 자녀·형제와 같이 피를 나눈 인간의 가족을 넘어 강아지·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도 이제는 가족의 범주로 들어서고 있다. 과거, 인간과 함께 사는 동물들의 생활반경이 집 밖이었다면, 아파트가 확산되면서부터 반려동물들이 집 안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집 안으로 들어 온 반려견묘들은 서서히 인간과 같은 생활패턴을 공유하면서 먹고 자는 단순 패턴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웰빙을 즐기기도 한다.

물론, 이 같은 삶의 질 향상은 반려견묘의 주인이자 주보호자인 인간이 만든 선택지다. 여전히 ‘개팔자가 상팔자’라며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도 존재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에겐 어엿한 가족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로 반려동물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특히나 반려견을 교육·관리하는 전문센터들이 늘어나면서 반려견 전용 유치원·호텔은 새삼 새로울 것 없는 키워드가 됐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바우라움센터 역시 수년 간 수백 여 마리의 강아지들을 케어해 온 전문센터 중 한 곳이다. 이 곳에서 창업멤버로 시작해 현재까지 강아지들과 함께 해온 반려견 지도사 신세진 바우라움 캠퍼스 사업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신세진 바우라움 캠퍼스 사업팀장



생각보다 센터에 강아지가 많네요. 이 건물에 대략 몇 마리 정도 있나요.
“이곳은 반려견의 복합 케어센터로 운영되고 있어서 매 층마다 강아지들이 있어요. 총 5층 건물(유치원, 호텔, 그루밍 센터 등)인데 100여 마리가 넘죠.”

강아지들의 ‘복합 케어 센터’라고 하니 뭔가 재미있네요. 강아지들이 이곳에 오면 아주 좋아하겠네요.
“사실 강아지보다 주인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요.(웃음) 저희는 강아지에게 맞는 서비스와 더불어 인간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교육 등을 제공하거든요. 배변훈련처럼 반려견들이 지켜야할 것들을 교육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어요.”

센터에서 근무하는 분들은 모두 ‘반려견 지도사’인가요.
“저희는 크게 반려견을 관리하는 지도사들과 고객 응대하는 CS팀으로 나눠져 있어요. 센터 내부에 유치원, 호텔, 메디컬, 그루밍 등으로 세분화 돼 직원들의 역할이 다 달라요.”

이 일을 한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이 분야로 들어온 지는 거의 10년 정도 됐네요. 시작은 다른 곳이었는데, 7년 전쯤 바우라움 초창기 멤버로 들어와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반려견 지도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본가에서 진돗개 한 마리를 키우는데 가끔 공격성을 보여 이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관심을 가질 때만 해도 반려견 트레이닝이 보편적이진 않았어요. 여러 훈련소를 알아보다가 직접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에 출발한 게 지금 저를 이곳에 있게 만든 것 같아요.”

반려견 유치원의 하루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오전에 강아지들이 등원을 하면 바디체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합니다. 바디체크는 등원할 때 몸에 상처 또는 이상은 없는지를 체크하는 거예요. 그리고 반려견마다 성향이나 활동량이 다 달라 1:1 수업을 진행하고 케어를 해요. 일과가 끝나면 보호자에게 사진과 함께 일지를 보내드리고 하원으로 마무리 됩니다.”

센터 내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첫 번째로 기본 매너 교육이에요. 한국에서 반려견이 집 안으로 들어온 지가 얼마 안 됐거든요. 그래서인지 집 안과 밖에서의 지침 교육이 잘 안 돼 문제가 발생하기도 해요. 문제 행동들을 바로 잡기 위해서 센터를 찾는 보호자들도 있죠. 한 때 방송에서 유행했던 반려견 교육 프로그램처럼 반려견들의 매너 교육을 센터에서 실시합니다. 예를 들어, 기다리기·잠자기·산책 등의 반복훈련을 통해 학습하게 만들어 주는 거죠. 또 헬스와 웰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요. 강아지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건강관리가 중요해지면서 반려견 맞춤 피트니스도 함께 병행 중이에요.”



앞서 말씀하신 강아지들의 성향 체크는 어떤 식으로 하나요.
“처음 센터를 찾는 강아지들의 경우 귀나 몸을 만져보고 거부반응을 하는지 체크해요. 보호자와 잠시 떨어져 있을 때도 불안을 느끼는지를 체크하고요. 만약 보호자와 떨어져 있는 것을 극도로 불안해하거나 낯선 환경에 긴장한다면 입소가 어려울 수도 있어요.”

 

"센터에 처음 온 강아지들은 귀나 몸을 만지면서 거부반응 및 불안도 체크···너무 예민한 강아지는 입소 어려워"

입소가 안 되는 경우도 있군요.
“그럼요. 너무 예민한 아이들의 경우 보호자께 입소가 어렵다고 안내해 드리죠. 불안도가 높은 경우에는 유치원보다 1:1로 관리하는 팻시터가 더 적합한 경우가 많아요.”

보통 반려견 지도사 한 명이 맡는 강아지는 몇 마리나 되나요.
“보통 5마리에서 10마리 정도 동시 케어를 하고 있어요.”

반려견을 단순히 동물이 아니라 가족으로 여기는 보호자들도 늘고 있어요. 현장에서 체감하시나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반려견이 가족으로 흡수되면서 생기는 행동 문제에 대한 교육 수요가 많았어요.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최근에는 단순 교육을 넘어 건강과 웰빙까지 챙기려는 보호자들이 늘어나는 분위기예요. 이제는 ‘키우는 존재’가 아닌 ‘가족’으로 보는 흐름으로 바뀐 거죠. 그래서 보호자들이 반려견 마사지나 건강 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된 서비스를 요청하기도 해요.”

서비스의 폭도 넓어졌지만 그만큼 보호자들의 ‘과보호 현상’도 늘어났겠네요.
“간혹 저희한테 강아지를 맡길 때 ‘우리 아이는 살살 다뤄주세요’ 같은 요청을 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래서 보호자와 상담할 때 교육은 단순 서비스가 아니라 전문성과 기술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걸 꼭 알려드려요. 보호자의 마음가짐이 교육에 맞춰 있지 않으면 센터의 프로그램은 사실 무용지물이거든요. 반려견들이 교육에 잘 따라올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은 저희만큼이나 보호자의 자세가 매우 중요합니다.”

강아지들은 서열이 중요하다고 들었어요. 센터에 처음 온 강아지들을 컨트롤하는 노하우가 있나요.
“개인적으론 강하게 다루는 편은 아니에요. 처음 온 강아지들은 목 밴드를 잡고 눈을 마주치면서 익숙해지려고 하죠. 긴장해서 날뛰거나 입질을 하려는 경우엔 목 밴드를 좀 더 강하게 잡아주는데, 이럴 때도 보호자의 의사가 가장 중요해요. 보호자가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교육을 합니다.”



실제로 교육을 통해 강아지들이 바뀌는 상황을 많이 접하겠어요.
“기억에 남는 강아지 중에 1살 무렵 처음 만난 아이였어요. 사회성이 낮고 경계심이 강한 친구였는데, 처음엔 다른 선생님들도 터치하기 어려워 제가 맡았어요. 매일 기본 교육은 물론, 사회화 교육도 함께 진행하면서 차근차근 마음을 열도록 도왔죠. 지금은 저희 센터에서 단짝 친구도 생기고, 다른 선생님들에게도 사랑받는 아이로 성장했어요.”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요.
“강아지의 크기에 따라 조금 달라지는데, 소형견 한 마리 기준으로 1일 12시간 케어에 5~6만 원 정도 책정됩니다. 저희 센터가 강남구에 위치해 있는데, 강남지역에서는 이 정도가 평균가로 알고 있어요. 타 지역은 조금 더 저렴한 걸로 알고 있어요.”

 

"반려견 전문 센터는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많이 드는 업종···'반려견 지도사', 무엇보다 강아지를 좋아해야 할 수 있는 직업" 

예전에 비해 수요는 많나요.
“저희 센터처럼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 있는 반면에 임금 체불 문제가 발생하는 곳도 종종 있어요. 사실 반려견 케어에 투자하는 게 보호자에 따라 비용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될 수 있잖아요. 아직까지는 반려견을 관리 센터에 선뜻 맡기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예요. 반대로 업무 특성상 기계나 AI(인공지능)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오로지 사람의 손이 필요한 전문 서비스거든요. 그래서 임대료나 운영비, 인건비가 고정비로 들어가기 때문에 센터 운영도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근무시간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특징이라면 유치원은 파트별로 시간이 나눠져 있고, 호텔은 당직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호텔에 있는 강아지들이 아무리 얌전하다고 해도 갑자기 상태가 변할 수 있고, 사고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돌발 상황을 대비해 직원들이 365일 당직제로 근무하고 있어요.”

얘기를 들어보니,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으면 이 일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예요. 생각보다 업무강도가 높은데, 임금은 그리 높지 않거든요.그리고 강아지와 늘 붙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강아지를 사랑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직업이에요.

반려견 지도사로서 갖춰야 할 조건이 있을까요.
반려견 지도사 자격증이 있으면 업무에 도움이 되죠. 그래서 저도 애견 훈련사 자격증, 반려견 행동전문가, 반려견관리사 자격증 등을 취득했고요. 하지만 자격증이 필수조건은 아니고, 현장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예요. 지도사가 꼭 갖춰야 할 건 인내심이에요. 강아지는 사람처럼 말을 할 수가 없어서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부모처럼 사람에게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기다려 줘야 합니다. 특히 반려견 지도사는 지속적인 관찰과 소통능력이 갖춰져 있어야 해요.”

강아지를 좋아해서 시작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겠군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보호자 응대예요. 강아지 교육은 잘하지만 보호자와의 소통에서 부딪히는 분들이 있어요. 강아지를 좋아하는 분 중에는 사실 사람과의 소통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간혹 있거든요. 두 번째는 감정 컨트롤이 잘 안 되는 경우인데요. 교육 중에 강아지가 말을 잘 안 듣거나 기대만큼 따라오지 않으면, 스스로에게 화가 나는 경우가 있어요. 이때 감정 조절이 안 되면 교육이 어려워지고, 그 에너지가 고스란히 강아지에게 전달되죠. 그래서 저희는 너무 힘들거나 화가 날 땐 교육을 멈추라고 해요. 그게 아이들을 위한 길이기도 하니까요.”

스트레스 관리도 잘 해야겠네요.
“개인마다 스트레스 해소법을 가지고 있으면 좋죠. 전 스트레스를 받을 때 점심시간에 강아지랑 같이 자곤 했어요. 제 점심시간은 늘 강아지와 함께 쉬는 시간이었고, 그게 저한테는 정말 큰 행복이었어요. 정말 소심하고 구석에서 벌벌 떨던 아이가 제게 한 걸음씩 다가오고, 눈을 마주치고, 꼬리를 흔들고, 제 옆에서 편히 잠드는 모습이 제겐 가장 큰 원동력이에요. 그런 경험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죠.”

반려견 지도사 채용 시 중요하게 보는 점도 있나요.
“이 분야의 경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만약 경험이 없더라도 다른 분야에서 얼마나 오래 일을 했는지를 봅니다. 어느 자리나 그렇겠지만 이직이 잦은 경우엔 마이너스가 돼요. 왜냐하면 일이 생각보다 힘들어요. 처음엔 강아지가 너무 좋아 시작한 분들도 못 버티고 떠나는 분들을 많이 봐왔어요. 그래서 꾸준히 일 할 수 있는 인내를 가진 분들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직업병이 있다면요.
“직업 특성상 크고 작은 강아지를 안고 컨트롤해야 하다 보니 허리나 목에 무리가 많이 가요. 생각보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많이 가는 직업이에요.”

향후 반려견 지도사의 미래는 어떻게 예측하시나요.
“저도 그렇지만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강아지를 가족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강아지를 통해 사랑을 느끼고 위로를 받는 경우도 많고요. 세상이 각박해지면서 동물과의 교감을 더욱 중요시 하는 부류가 늘어나면 반려견 케어 사업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지 않을까요.”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사진=서범세 기자]
[허준희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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