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의원, “검찰도 내란에 연루돼 있다”

이은기 기자 2025. 7. 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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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은 12·3 비상계엄 관련 의혹 11건을 대상으로 강제 수사에 나설 수 있다. 어디에 초점을 두고 수사해야 할까.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물었다.

“검찰이 쳐둔 가두리를 벗어나야 한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꼽은 내란 특검의 핵심 수사 방향이다. 윤건영 의원은 지난해 12월31일부터 국회 내란 국조특위(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60일간 활동했다. 제보를 바탕으로 내란 ‘핵심 도구’로서 대통령경호처 비화폰의 역할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주요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등을 처음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12·3 비상계엄을 둘러싼 진실에 한 발짝 다가섰지만, “적지 않은 아쉬움이 있었다”라는 게 윤 의원의 평가다. 60일간의 국정조사에도 국무위원 내란 동조, 2차 계엄 등 여러 정황이 여전히 의혹으로만 남았다. 내란 국조특위와 달리, 내란 특검(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은 12·3 비상계엄 관련 의혹 11건을 대상으로 강제수사에 나설 수 있다. 어디에 초점을 두고 수사해야 할까. 6월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건영 의원을 만났다. 추가로 6월18일, 김용현 전 장관을 포함한 내란 혐의 피고인들이 구속기간 만료를 앞둔 상황에 대해 전화상으로 물었다.

6월13일 윤건영 의원은 내란 특검이 “검찰이 쳐둔 가두리를 벗어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시사IN 박미소

내란 특검이 출범했다.

내란과 관련해서 지금까지는, 검찰이 정한 범위 내에서만 ‘가두리 수사’가 이뤄졌다. 내란을 언제 처음 모의했는지, 내란이 언제부터 기획되고 준비됐는지, 병력을 어떻게 가동했는지 등 아무런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지 못했다. 앞으로 특검이 집중해야 할 지점을 세 가지로 나눠보면, 첫 번째가 비화폰과 CCTV로 ‘내란의 지도’를 만드는 일이다. 두 번째는 군 이외 영역에 대한 수사다. 군에 대한 수사는 쭉 진행됐지만 한덕수 전 국무총리,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주현 전 민정수석을 포함해 경찰·검찰 등 소위 민간 영역은 전혀 수사가 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 번째로, 증거가 인멸되지 않도록 빠르게 증거를 확보하고 관련 진술을 받아내야 한다. 윤석열이 반바지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그만큼 증거인멸의 시간을 부여한 셈이다. 내란죄(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그대로 인정된다면, (윤석열이 받을 형량은) 사형 아니면 무기징역이다. 윤석열이 한강을 산책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겠나? ‘증거를 어떻게 인멸하고 어떤 논리를 세울 것인가’ 이거밖에 없다.

비화폰부터 따져보자. 내란 국조특위 초기부터 비화폰에 주목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경호처 비화폰은 ‘내란의 표식’과도 같다. 그 어느 정부보다 경호처 비화폰을 남발했다. 군 비화폰이 따로 있기 때문에 수방사령관, 방첩사령관, 특전사령관은 ‘경호처 비화폰(이하 비화폰)’ 지급 대상이 아니다. 이상민도 비화폰을 받았다고 실토했는데, 역대 행정안전부 장관 그 누구도 비화폰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그 사람들에게까지 비화폰이 지급됐다. 제보에 따르면, 경호처는 장관들에게 비화폰을 전달하면서 윤석열과 김건희 부부 비화폰 번호가 적힌 자료를 줬다. ‘연락 올 수 있으니까 잘 받으라’는 뜻이다. 비화폰은 통화 내용이 남지는 않지만 문자와 통화 내역이 남는다. 〈시사IN〉이 보도한 것처럼(제924호 ‘발신자 윤석열에 응답한 이들’ 기사 참조), 윤석열의 일부 통화 내역을 통해 윤석열이 어디에 관심을 뒀는지, 내란 전후로 동선이 어땠는지 등 흐름이 드러났다. 다시 말해 비화폰을 통해 ‘내란의 지도’를 그릴 수 있다.

경찰은 윤석열·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비화폰 기록이 원격 삭제됐다고 발표했다.

우선 삭제 지시를 누가 내렸는지가 중요하다. 99% 윤석열이다. 삭제 시기를 보면, 2024년 12월6일 홍장원 전 1차장이 국회에 와서 윤석열과의 통화 내역을 공개한 직후다. 대통령의 통화 내역이 공개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윤석열이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다그치니 주특기가 통신인 김성훈 전 경호차장이 ‘비화폰은 원격 소거(삭제)가 가능하다’고 하고, 윤석열이 조치를 지시했을 거라고 추정한다. 김성훈 전 차장이 경호처 실무자들에게 숱하게 비화폰 기록 삭제를 지시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그게 12월6일 한 번은 통했던 것 같다. 다음 날인 12월7일, 김성훈 전 차장이 군 사령관들의 비화폰 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했을 땐 경호처 실무자들이 ‘못한다’고 버텼다. 그걸 공문 형태로 기록까지 남겨뒀다. 물론 그 이후에 또 다른 삭제가 있었는지는 수사해봐야 한다.

6월16일 윤석열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7차 공판을 마치고 나오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용현 전 장관 비화폰 기록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았다.

김용현 비화폰은 밀봉된 상태로 경호처에 보관되어 있다는 게 비화폰 실무 담당자의 증언(2월25일 5차 국회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이다. 국정조사에서 “수사기관이 이 폰을 입수하면 불법 내란 당일 주요 임무 종사자들 간에 대체 무슨 통화가 있었는지 바로 확인 가능하냐”라고 물었을 때, 이 담당자가 단호하게 그렇다고 대답했다. 비화폰에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건데, 그들도 김용현 비화폰이 어떤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하는 중요한 증거라는 걸 알았다는 의미다. 정작 검찰이 이걸 수사하지 않고 있다(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비화폰 서버 기록 압수수색 영장을 세 차례 반려했다).

검찰도 내란에 연루됐다고 보나.

그렇다. 김용현의 검찰 출석 과정을 보면, 검찰이 아주 깊숙이 (내란에) 개입해 있다는 게 보인다. 김용현은 2024년 12월8일 기습적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그때가 새벽 1시경이었는데,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나와 자기 차를 타고 갔다. 사전에 검찰과 이야기가 됐다는 의미다. 제보를 근거로 국정조사에서 따져본 내용을 종합하면, 당시 검찰과 김용현은 통화를 했다(이진동 대검 차장검사는 “자발적인 출석을 설득하기 위해” 김 전 장관과 통화했다고 2월6일 3차 국회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증언했다). 2024년 12월6일 심우정 검찰총장은 김선호 국방부 차관에게 전화해 김용현과 연락할 수 있는 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차관이 김용현 비화폰 번호를 전달하면서, 검찰과 김용현을 연결해줬다. 김용현은 (검찰에) 대통령과 상의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은 (김용현에게) 김주현과 상의하라고 했고, 김용현은 김주현과 상의한 뒤 검찰에 출석했다(김용현 전 장관은 “(12월6일 검찰의 출석 요청 직후) 대통령에게 전화를 드렸다. 대통령은 민정수석과 협의해보라고 했다. (민정수석과 상의한 건) 대통령과 통화한 직후였던 것 같은데 날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2024년 12월8일 검찰에 진술했다). 김용현 검찰 출석 과정 하나만 보더라도 윤석열, 김용현, 검찰총장, 민정수석, 국방부 차관 등 등장인물이 여러 명인데 현재까지 국조특위에서 나온 내용 이상 밝혀진 게 없다.

6월17일 심우정 검찰총장이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 이외 영역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공개된 윤석열 통화 내역을 보면, 민간인 중 손꼽히게 많이 통화한 사람이 이상민과 김주현이다. 김주현이 내란을 수습하는 역할을 했다면, 이상민은 민간 영역에서 내란의 꼭짓점에 있다. 윤석열의 군 핵심 참모가 김용현이었다면 내각에서의 심복은 이상민이었다. 이상민은 내란 당일 울산 일정을 갔는데, 부속실 직원에게 (예정보다 일찍 돌아가야 할 수 있으니) 미리 기차표를 끊어놓으라고 지시했다. 그때부터 사전 징후를 알았다는 의미다. 이상민을 철저하게 수사하면 여죄가 반드시 나온다(경찰은 대통령실 CCTV와 이상민 전 장관의 진술이 다른 부분이 확인됐다며 지난 5월 다시 조사에 나섰다). (2차 계엄 모의 의혹이 불거진) 2024년 12월4일 ‘안가 4인 회동’에 대해서도 참석자들(김주현·박성재·이상민·이완규)은 ‘연말 송년회’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무슨 연말 송년회를 안가에서 하나? 안가는 대통령이 쓰는 비밀 안전가옥이다. 그걸 수석급 연말 송년회 자리로 대여한다?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버젓이 하고 있다.

1월22일 1차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김성훈 경호차장이 답변하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김용현 전 장관을 비롯해 군 사령관들이 연달아 구속 만기를 앞두고 있다.

증거인멸 우려가 커졌다. 구속 중에도 증거인멸을 시도했던 사람들인데, 밖에 나와서 자유의 몸이 된다면 증거인멸은 기정사실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려고 나오는 거다. 검찰과 법원 둘 다의 책임이 크다. 검찰이 애초 설정한 틀 내에서 굉장히 협소하게 기소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고, (검찰이 사건 관련 추가 혐의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하면) 추가 영장 발부가 가능한데도 지귀연 재판장(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 특검이 하루빨리 수사를 본격화해서 영장을 재청구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법과 정의의 문제다.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내란을 모의한 순간부터 지금에 이르는 증거인멸까지 수사해야 한다.

어디까지 처벌해야 한다고 보나.

불법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는 하나부터 백까지 정확히 조사해 빠짐없이 잘잘못을 가려야 한다. 그걸 역사에 남겨 박제하고, 그런 다음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와, 상관의 지시에 어쩔 수 없이 따랐던 이들을 구분해 경중에 따라 처벌하면 된다. 그러려면 1단계로 제대로 된 조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내란 처벌에는 용서가 없어야 한다. 과거 전두환·노태우에 대해서 시대적 상황을 이유로 용서(사면)했는데 잘못한 일이다. 그게 용서되면, 국민들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는 게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그렇게 해서 되겠나? 민주주의는 그렇게 지켜지는 게 아니다.

이은기 기자 yieu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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