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일으킬 위험이 가장 높은 집단은? [기자의 추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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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올해 1월20일 국내에 공식 출간됐다.
4월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파면을 인용하기까지, 정말로 내전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며 이 책을 읽은 기억이 난다.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는 내전, 정치적 폭력, 테러리즘 전문가인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바버라 F. 월터 교수가 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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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라 F. 월터 지음 유강은 옮김
열린책들 펴냄

이 책은 올해 1월20일 국내에 공식 출간됐다. 바로 전날 서울서부지법 폭동이 일어났다. 4월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파면을 인용하기까지, 정말로 내전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며 이 책을 읽은 기억이 난다. 하지만 정권이 바뀐 지금, 내전을 다룬 책을 굳이 읽을 필요가 있을까?
있다. 어렵게 복구시킨 민주주의를 제대로 지켜내기 위해서다.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는 내전, 정치적 폭력, 테러리즘 전문가인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바버라 F. 월터 교수가 쓴 책이다. 부유한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언제든 내전이 발발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내용이다. 연구에 따르면 어떤 나라가 내전을 일으킬지 예측하는 가장 좋은 지표는 소득 불평등이나 빈곤이 아니라 정치체제 그 자체다. 완전한 ‘독재(autocracy)’도 ‘민주주의(democracy)’도 아닌 중간, 즉 ‘아노크라시(anocracy)’ 상태의 나라에서 내전 위험이 가장 높다. 이때 내전을 개시하는 집단은, 한때 특권을 누렸으나 마땅히 자신들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위를 상실하고 있다고 느끼는 이들이다. “21세기에 가장 위험한 파벌은 한때 지배적이었으나 쇠퇴에 직면한 집단이다.” 예컨대 미국에서 2045년쯤이면 다수자의 지위를 잃을 것이 예상되는 백인 시민이다.
저자는 책 말미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례를 든다. 이를테면 F. W. 데클레르크는 백인 통치를 고집하는 대신 흑인에게 완전한 시민권과 정치적 자유를 부여하기로 선택했고, 넬슨 만델라는 흑인 동포들의 분노와 원한을 활용하는 대신에 백인들이 상당한 정치·경제적 권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협력했다. 정치 지도자는 혐오에는 무관용 원칙을 취하면서도, 시민들이 갖는 정당한 불만을 감소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현 체제 안에서도 기본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안녕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믿게 해야 한다. “사람들이 정부가 자기네 편이라고 느낀다면 반란자들이 필요 없다.” 어떤 ‘사회통합’이 필요한가를 생각하게 한다.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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