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롱한 고요[렌즈로 본 세상]
2025. 7. 1. 06:01

비가 내린 지난 6월 25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는 연꽃 잔치가 열렸다. 일주문에서 법왕루까지 약 50m 구간에 놓인 수백개의 화분 속 연꽃이 활짝 피어 장관을 이루었다. 이 연꽃 화분들은 봉은사 신도들이 연꽃 공양으로 정성껏 마련한 것이다. 봉은사에서는 해마다 이맘때 연꽃 축제가 열린다.
연꽃은 맑은 날보다 비 오는 날에 더 고운 자태를 뽐낸다. 밤새 내린 비로 연잎마다 빗방울이 맺혔고, 넓은 잎 위에는 연잎의 무게가 견딜 수 있을 만큼의 빗물이 고요히 담겨 있었다. 줄기 아래쪽 연잎에 맺힌 작은 물방울들은 서로를 비추며, 마치 거울처럼 영롱한 빛을 더했다.
연꽃의 생명이 지속되는 시간은 사흘이다. 첫날에는 꽃잎이 반쯤 피었다가 오전 중에 다시 오므라들고, 이튿날 가장 화려하게 만개해 향기를 내뿜는다. 그리고 사흘째 되는 날 아침, 연밥과 꽃술만 남긴 채 꽃잎은 하나둘씩 떨어진다. 그래서 연꽃은 가장 아름다울 때 조용히 물러나는, 군자의 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Copyright © 주간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간경향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민희진 “256억 포기할테니 뉴진스 ‘다섯’ 꿈 펼치게 해달라…모든 소송 중단하자”
- 전한길과 토론 앞둔 이준석 “토론하고 쪽팔리고 감옥 가라”
- 한달만에 1000포인트 올랐다…노무라 “8천피도 가능”[코스피 6000]
- ‘역대최장 연설’ 트럼프 “지금이 미국의 황금시대, 민주당이 나라 망쳐”
- 9억짜리 상가, 2억에도 안 팔려…‘무한 공실지옥’ 단지내 상가가 사라진다
- 더 싸게, 더 많이…부메랑으로 돌아온 ‘값싼 이주노동자’
- “청정 영덕이면 뭐해, 내가 굶는데”…소멸과 위험 사이 ‘강요된 선택’
- “출신학교 쓰지 마라”…채용시장 뒤흔드는 ‘학벌 차별 금지법’ 논쟁
- 이 대통령 “다주택 유지는 자유지만 위험과 책임 피할 수 없을 것”
- 책 수백만권 스캔한 앤스로픽 충격…AI가 뒤흔든 ‘저작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