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효과 길어야 6개월” 2024년 KDI 보고서… 李정부 부동산 대책, 집값 잡을까
‘금융규제’에 초점을 맞춘 이재명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 나온 가운데 지난해 발표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가계대출 규제 관련 보고서가 재조명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을 때는 정부의 대출 규제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이 최대 6개월에 불과했다는 내용의 실증 분석 보고서다.

이번에 발표된 정책은 대출을 조여 부동산 매입을 어렵게 하는 방식으로 수요를 억누르는 데 방점을 찍었다. 집값 수준이나 개인별 상환 능력과 관계 없이 일괄적으로 대출 상한을 6억원으로 묶은 건 문재인정부 때 28번 이어진 단계별 규제를 합한 것보다 강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효과를 둘러싼 의견은 분분하다. 지난해엔 가계대출을 억누르는 효과가 6개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실증 보고서가 나온 바 있다.
KDI는 2023년 8월 작성한 뒤 지난해 9월 공개한 ‘가계대출 규제의 규제영향 분석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의 직접적인 효과는 약 6개월간 지속된다고 분석했다.
2019년 3분기와 4분기에 2%대를 기록했던 은행권의 가계 주담대 증가율은 12·16 대책 이후인 2020년 1분기 들어 1.6%대로 떨어졌지만, 2020년 2분기부터 다시 1.9%로 상승했다. 이어 2020년 3분기부터는 증가율이 2.5%, 3.1% 등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은 심리가 좌우하는 시장이라고 평가한다. 정부가 아무리 센 규제를 내놓아도 ‘지금이 가장 싸다’는 위기의식이 퍼져 있는 한 열기를 잠재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KDI 보고서 연구를 맡은 유경원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분석 내용은) 은행들의 대출태도가 바뀐다고 하더라도 시장의 강력한 수요가 존재할 경우 오히려 대출은 늘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주택시장에 ‘오늘이 가장 싸다’, ‘벼락거지’ 프레임과 관련한 내러티브가 확산될 정도로 수요가 압도적인 상황에서는 규제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김인만 소장은 30일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대출 상한을 6억원으로 설정한 건) 12억원을 넘는 집들이 문제라고 판단을 한 것인데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지역을 옮기거나 면적을 줄이거나 신축 대신 구축으로 가는 구멍을 찾을 수 있다”며 “휴가철인 7∼8월은 계절적 비수기고 강한 규제도 나와서 시장 수요자들이 어떤 결정을 할지는 그쯤 결정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소장은 “결국 심리다. 지금 아니면 (이 가격에) 집을 못 살 것 같은 두려운 심리를 잠재워야 한다”며 “수요 억제와 함께 (서울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어차피 부과하기도 어렵고 (집 주인은) 팔지도 않는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선언 같은 ‘쇼’라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공급을 늘리고 집값 안정을 위해 확실히 무언가 다른 걸 하는구나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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