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 초읽기, 배임죄 폐지 명문화해야"

김소연 2025. 7. 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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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팀 만드는 법무법인
기업에 새로운 경영 리스크 부상
배임죄 폐지·경영권 판단기준 명문화해야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초읽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미 여러 법무법인이 발 빠르게 경영권 분쟁팀을 갖추고 넘쳐날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외국계 펀드는 법무법인으로부터 자문 받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일선 회사들도 사내 법무팀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상법 개정이 회사에 새로운 경영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보니, 경영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팽배하다.

상법 개정이 기업에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은 회사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을 구별하는 이사 충실의무 규정 때문이다. 회사의 이익이 증가하면 일반적으로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늘어난다. 반대로 주주의 이익이 증가한다고 해서 회사의 이익이 반드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주주는 유한책임만을 부담하므로 회사의 영속성이나 성장을 촉진하기보다 자신의 이익을 앞세워 경영진에게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나 배당을 요구할 우려가 있다. 상법 개정안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킬 어떠한 방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대륙법 전통을 가진 국가 중에서 이사 충실의무를 주주에게까지 확대하는 경우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상법 개정안 조문마저 매우 모호하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연하다는 기업의 푸념이 당연해 보인다.

불확실성에 따른 최대 희생양은 이사가 될 것이다. 모호한 상법 조문을 바탕으로 이사가 충실의무를 위반했다면서 책임을 묻는 소송이 증가하면 이사가 제대로 경영에 임할 수 없다. 상법에 따른 무거운 책임으로부터 이사를 보호할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최우선적으로 배임죄를 폐지하고 경영 판단의 원칙을 명쾌하게 명문화해야 한다. 이사의 충실의무 이행 관련 책임 추궁 시 그가 지출한 비용이나 부담하는 손실을 회사가 일정한 범위와 조건에서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미 일본 회사법은 회사 임원이 책임 추궁을 받았을 때 회사가 나서서 임원에게 일정한 비용을 보상하는 계약 체결을 허용한다. 이렇게라도 이사들의 숨통을 틔워주어야 한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소연 (sy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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