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변제 수용, 이춘식 할아버지 뜻 아니었다"

백종규 2025. 7. 1.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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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인 고 이춘식 할아버지 자녀들이 제3자 변제 방식의 배상금 신청 서류를 위조했다는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자녀 한 명이 이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배상금 수령 목적으로 서류에 서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춘식 할아버지는 지난 1월, 끝내 일본 전범 기업의 사죄를 받지 못하고 105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이 할아버지는 고인이 되기 전인 지난해 10월 제3자 변제 방식의 배상금, 즉 판결금 3억 원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우리 정부가 기부금 형식으로 마련한 돈이 아닌 일본 측의 직접 배상을 받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는데, 갑자기 '변제안'을 받아들인 겁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이 할아버지 장남은 동생들이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던 아버지를 속여 배상금을 받아냈다며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이창환 / 고 이춘식 할아버지 장남 (지난해 10월) : 아버님은 얼마 전부터 노환과 섬망증 증상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으시고, 정상적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찰은 5개월여 수사 끝에 배상금 수령이 이 할아버지의 뜻이 아니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자녀 A 씨와 B 씨가 판결금 수령 서류인데 병원 관련 서류라고 속여 이 할아버지 손을 잡고 서명을 적는 공간에 서명하도록 했다는 겁니다.

이후 정부 재단에 서류를 제출한 뒤 돈을 받아냈다고 판단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자녀 가운데 1명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또 다른 1명은 범행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를 적용해 이들을 검찰에 불구속 상태로 송치했습니다.

배상금이 이 할아버지 뜻에 반해 지급됐다는 것이 뒤늦게 경찰 수사에서 드러난 가운데,

강제동원 피해자의 반대가 명백한 상황에서 제3자 변제를 무리하게 추진한 윤석열 정부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YTN 백종규입니다.

YTN 백종규 (jongkyu8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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