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경기도 대도시들 잇단 시정연구원 설립
‘지자체장=이사장’ 재원 변동 변수
정치권 이목 연구주제 쏠림 현상
정치화 방지 제도적 정비 필요성
연구위원 역량강화 평가 기준도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들이 추진하는 시정연구원은 개원 이후에도 풀어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속칭 ‘지자체 용역사’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선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해야 하고 각종 연구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문성도 갖춰야 한다. 지자체와 학계 등은 이를 위한 ‘예산’과 ‘제도’가 연구원 운영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연구원법 개정 후 현재 경기도내 인구 50만 이상 9개 지자체가 설립했거나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시정연구원 상당수의 재원 출처는 지자체 출연금이다. 출연금 규모가 사실상 100%에 가깝다. 7월 중에 개원할 남양주 시정연구원의 올해 출연금 규모는 23억원, 부천 시정연구원은 18억원을 각각 웃돈다.
이보다 앞서 설립된 도내 특례시 시정연구원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5월 나라살림연구소가 발표한 ‘지방연구원 운영재원 중 출연금 비중분석’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고양연구원의 출연금 비중은 97.94%, 용인시정연구원 93.0%, 수원시정연구원 87.95% 순이다.
이들 특례시보다 여건이 열악한 지자체별 시정연구원은 모든 경비를 출연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출연금 비중이 높을수록 연구원의 안정적 경영은 가능해지지만 지자체 입장에서는 막대한 지출로 인해 ‘돈 먹는 하마’란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반면, 출연금 등 예산 부족은 연구원의 성과를 기초 정책조사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출연금 규모의 변동 폭이 커질 경우에는 더 큰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지자체장=이사장’ 체제에서 정치권력 변경 등 갖가지 변수 속에 출연액이라도 크게 출렁인다면, 재원 의존도가 높은 연구원일수록 독립성을 잃게 될 수 있다. 이 경우 연구원 활동이 위축되거나 특정 정책 방향에 치우친 연구활동에 초점이 맞춰지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정치권의 이목으로 자칫 연구주제의 쏠림화 현상 등 연구원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면서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정치화 방지를 제도적으로 정비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연구위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평가 기준 강화도 주문한다. 연구위원별 실적을 명확하게 평가하기 위한 기준을 만들고, 그에 상응한 인센티브 및 페널티 제도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경인행정학회 김종래(대진대 행정학과) 교수는 “‘위인설관’식 연구원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엄격한 기준을 토대로 한 평가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평가에는 시의회와 학회, 외부 전문기관 등이 참여해 연구과제 수행과 혁신방안 연구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천/김연태 기자 kyt@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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