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인천시의회 징계 규정 ‘세분화’ 절실
9대 의회, 사안 2건 솜방망이 비판
동료가 꾸린 윤리특위 ‘온정주의’
위반 행위별 처벌 명시 개선 필요
‘자정기능 제고’ 규정 강화 목소리
서울시의회, 권익위 권고 첫 이행

인천시의회가 30일 제302회 정례회 5차 본회의에서 ‘학벌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이단비 의원 징계안을 확정했다. 재적 의원 35명 중 19명 찬성, 9명 반대, 7명 기권으로 통과됐다. 인천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의결해 본회의에 올린 ‘경고’ 징계안이 확정됐다. 인천시의회 출범 이후 두 차례 의원 징계가 모두 제9대 인천시의회에서 이뤄졌다. 징계 건 외에도 시의원의 ‘역사 왜곡’ ‘비리 혐의 연루’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의회 자정기능을 높이기 위해 징계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단비 의원 징계를 두고 지역 정치권 등에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인천시의회의 징계 절차와 기준 등을 정비할 필요성이 제기된 상황이다. 현행 인천시의회 의원 징계는 ▲제명 ▲출석정지 최대 30일 ▲공개 사과 ▲경고 등 4가지다. 이 의원은 가장 가벼운 수준의 징계를 받았다. 외부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출석 정지와 공개 사과 징계를 권고했으나, 동료 의원들로 구성된 윤리특위가 징계 수위를 낮춰 온정주의에 치우친 결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인천시의회 윤리특위는 지난 3월 신충식(무·서구4) 의원에 대한 징계를 내리는 과정에서도 제 식구 감싸기에 치우쳤다. 음주운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재차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신 의원에 대해 윤리특위는 출석정지 30일 처분을 내렸는데,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잃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당시 윤리특위에서는 의원직을 상실하는 징계인 제명이 ‘과도한 결정’이라는 의견이 나왔고, 그 다음으로 강한 징계인 출석정지 30일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제도적 한계가 있었다.
제명과 출석정지 30일 사이에 추가 징계 사유를 만드는 등 징계 기준을 세분화하고, 위반 행위에 따라 어떤 징계를 적용할지 명시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 또 지방의원이 출석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는 동안 의정비 지급을 제한하는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현행 조례상 인천시의원이 출석정지 징계를 받아도, 의정비는 평소처럼 받을 수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방의원 징계·구속시 의정비 지급을 제한하고, 지방의원의 위반행위 범위 확대 및 행위별 징계기준을 명시하는 것을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 권고한 바 있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징계 결정 권한을 지방의회에 위임했으나, 위반 행위별 징계기준이 없거나 미흡해 의원들의 자체 징계를 통한 자정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징계 결정 과정에서 공정성·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징계 세분화가 필요해 만든 권고안”이라고 설명했다.
국민권익위 권고를 이행한 지방의회도 나왔다. 서울시의회는 30일 본회의에서 전국 광역의회 중 최초로 ‘의원 위반행위별 징계기준’을 명시한 관련 조례 개정안을 처리했다.
개정안에는 음주운전·청렴의무 위반·이해충돌 방지 의무·겸직금지 위반 등 7개 비위 유형에 대한 세부 징계 적용 기준이 포함됐다. 음주운전으로 인적·물적 피해가 있는 교통사고를 내거나, 직무 관련 금품·향응을 받고 부당행위를 했을 경우 윤리특위에서 출석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내리도록 명시한 것이다.
서울시의회는 2023년 출석정지 이상을 받은 의원의 의정활동비 미지급 근거가 담긴 조례를 시행하기도 했다. 두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서울시의회 이병도(민·은평구2) 의원은 “징계 실효를 확보해 의회의 자정기능과 의원의 윤리의식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했다.
/한달수 기자 dal@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