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워커(People Walker)

기호일보 2025. 6. 30. 20:2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간은 혼자 태어나 홀로 죽고, 세상의 만남은 반드시 이별이 뒤따른다.

인간에게 외로움은 숙명이며 모두 외로운 존재다.

외로움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가장 큰 고통이다.

그렇다면 피플 워커가 인간의 외로움을 해소해 줄 수 있을까?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겠지만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종민 성균관대 겸임교수/전 여주교육장
정종민 성균관대 겸임교수

인간은 혼자 태어나 홀로 죽고, 세상의 만남은 반드시 이별이 뒤따른다. 인간에게 외로움은 숙명이며 모두 외로운 존재다. 이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은 애완동물을 기르기도 한다. 애완동물은 근래에 반려동물로 변하면서 귀여운 동물에서 '인간의 동반자'로 격상됐다.

우리나라도 반려동물 인구가 이미 1천만 명을 돌파했다. 국민 5명 중 1명이 기르는 셈이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도그 워커(Dog walker)는 한 시간당 15~30달러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도그 워커의 시급을 연봉으로 환산하면 4만9천920달러로 가장 인기 있는 부업으로 떠올랐다. 반려견을 산책시켜 주는 도그 워커처럼 사람을 산책시켜 주는 피플 워커(People Walker)라는 직업도 생겨났다.

미국 LA에 사는 배우 척 매카시는 무명 생활이 길어지면서 출연 제의가 잘 들어오지 않아 점점 생계가 어려워졌다. 당장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개를 산책시키는 아르바이트를 구하던 중 문득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사람을 산책시켜 주는 피플 워커라는 직업이었다. 기존에 없었던 생소한 일이라서 처음엔 길거리에 전단을 붙이면서 고객을 찾았다. 함께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대가로 1마일(1.6㎞)당 7달러를 받는 것이었는데 처음에는 장난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며칠이 지나자 같이 산책해 달라는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걷기운동에 재미를 붙이고 싶은 사람, 밤에 혼자 하는 산책이 두려운 사람, 친구가 없어서 혼자 걸어야 하는 사람을 비롯해 LA에서는 멀리 떨어진 뉴욕이나 영국에서도 연락이 왔다.

처음에는 외로운 노인들이 고객의 대부분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속이야기를 터놓을 곳이 필요한 젊은이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혼자 산책하기 두렵거나 친구가 없는 사람으로 비쳐질까 봐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자기 이야기를 누가 들어준다는 데 기뻐하며 다시 나를 찾았습니다"라고 말했다. 피플 워커는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날 사회현상으로 보인다.

외로움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가장 큰 고통이다. 그렇다면 피플 워커가 인간의 외로움을 해소해 줄 수 있을까?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겠지만 한계가 있어 보인다. 더욱더 근원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고독력(孤獨力), 즉 외로움을 극복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외로움과 고독은 비슷하게 쓰이지만 뜻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외로움이 고립과 단절을 의미한다면 고독은 독립과 재생의 의미로 열정을 창출한다. 사진 찍기, 글쓰기, 그림그리기 같은 창의적 예술활동을 즐기거나 독실한 신앙생활 등으로 고독력을 키울 수 있다. 박정선의 저서 「고독의 경지」에 따르면 외로움이 부정적인 감정을 동반한다면 고독은 긍정적인 감정을 동반한다. 외로움은 주로 환경이 만든다면 고독은 스스로 만들거나 선택해 혼자서도 잘 살아가는 것이다.

고독(solitude)의 어근인 sol은 본디 Sole, 즉 태양을 뜻한다. 고독에는 태양과 같은 유일하고 고유한 존재로서의 자존감이 서려 있다. 남의 눈치를 보거나 비위를 맞출 필요없이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고 몰입하는 혼자만의 즐거움이다. 누구에게도 종속되지 않고 완전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순간이 고독이다. 때로는 심한 상처를 주는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보며 성장할 수도 있다.

외로움이 적적하고 쓸쓸한 수동적 고통이라면 고독은 창조와 재생의 능동적 기쁨이다. 고독의 순간이야말로 추억과 그리움, 사랑에 잠길 수 있는 행복한 순간이라는 역설적 의미의 깨달음이 외로움을 떨쳐 버리는 방법인지도 모른다.

Copyright © 기호일보. 무단전재, 재배포, AI학습·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