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반 오토캠핑장서 열린 ‘아트경남 아트쇼 2025’

지난달 27일 오전 창원 마산합포구 저도. 굽이굽이 해안 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야트막한 산에 둘러싸인 조그만 항구가 하나 눈에 들어온다. 눈을 위로 돌리니 카라반 수십 대가 야트막한 경사에 자리 잡고 바다를 내려다본다.
마산 사람들도 마음먹지 않으면 찾기 힘들 법한 섬 깊숙이 조성된 더숨포레스트 카라반 오토캠핑장이다. 이날부터 사흘간 이 캠핑장을 무대로 '아트경남 아트쇼 2025'가 펼쳐졌다.
호텔을 무대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작가도, 관람객도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던 이전 아트쇼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지난해만 해도 호텔 2개 층을 통으로 빌려, 복도 따라 줄지어 선 객실을 각자의 전시장으로 꾸며 관람객을 맞이하던 작가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작품 전시도 관람도 여느 해와는 달랐다.
전국 공모를 통해 올해 아트쇼에 참가한 작가는 개인 29명과 팀 6팀 등 모두 60명. 개인 혹은 팀 단위로 카라반 1동과 바비큐장으로 곁에 배치한 소형 컨테이너 혹은 텐트를 배정받았다. 이 공간들이 각각의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장이 됐다. 카라반 내부는 물론 컨테이너, 텐트에서도 저도의 바다와 산을 쉽게 조망할 수 있는 자연 속 전시장이다.

서울에서 온 조혜은 작가는 "지난 2023년 아트경남 호텔아트쇼에 참가했던 때 재밌었던 기억이 있어 올해 다시 참가하게 됐는데, 화이트 큐브(하얀 벽의 전시장) 안에 작품을 걸어두는 여타 전시 등과 달리 자연과 함께하는 휴식 공간에서 펼쳐져 색다르다"고 했다.
그는 텐트에 캠핑용 접이식 박스와 소품 걸이를 놓고, 이곳에 자신의 작품들을 배치하고, 카라반 내부에는 여행의 기분을 살려 여행용 가방과 챙 넓은 모자를 가져다 뒀다.


서울에서 온 사하라 작가는 실내 공간에서 자신의 작품을 돛대처럼 걸어 전시했던 기억을 살려 카라반 측면·후면에 매달았다. 바람에 따라 묵직한 컨버스 천이 펄럭였다.
진해에서 온 관람객 전영진 씨는 "아트쇼 방문은 처음"이라며 "카라반마다 새롭게 꾸며져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박미 총 감독은 "일반적인 아트페어와 달리 쇼 형식으로 판매까지 이어질 수 있는 장을 꾸리고 싶었다"며 "자신의 개성을 살려 카라반을 구성한 작가들이 결국은 판매도 잘 한다. 카라반마다 작가와 작품 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만큼 작가에게도 방문객에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번 아트쇼는 예술과 자연이 공존을 표방했지만 폭염주의보 등 날씨 여건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과제로 남았다.

류엘리·이준·정진경·탁하린·이송준 5명의 작가로 구성된 THEE 팀은 자연 속 아트쇼 특징을 살려 아예 차크닉('자동차'와 소풍을 뜻하는 '피크닉'의 합성어)을 즐기며 현장을 즐겼다.
각자 창원과 서울, 경기 일산 등에서 활동하는 이들 작가는 지난해 아트쇼에 각자 개인 혹은 팀 단위로 참가한 것을 계기로 처음 알게 됐지만 서로 이야기가 잘 통해 올해는 팀 단위로 참가하게 됐다.
창원에서 활동 중인 정진경 작가는 "지난해 아트쇼 참가가 인연이 돼 영어 고어로 '그대여'라는 의미를 담은 'THEE'라는 팀명으로 뭉치게 됐다"며 "자연 속 아트쇼인 만큼 SUV 트렁크에 매트를 깔고 캠핑용 의자도 가져와 소풍 온 느낌으로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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