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생각은?] 식약처, 벌꿀 앞 ‘천연’ 허용 예고

마주영 2025. 6. 30. 20:0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설탕벌꿀? 천연벌꿀?… 양봉농가는 분통

업계 “사양벌꿀앞 설탕 표시해야”
소비자 기만 비판 실체 표기 요구
식약처 “합의된 명칭 도출땐 개정”

식약처가 벌꿀 앞에 ‘천연’ 표시를 허용할 것을 예고한 가운데 천연 벌꿀 농가들은 천연벌꿀을 보호하기 위해 소비자가 사양벌꿀의 실체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표기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벌통을 관리하고 있는 파주시 한 양봉농가. /경인일보DB

식약처가 소비자에게 올바른 식품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벌꿀 앞에 ‘천연’ 표시를 허용할 것을 예고한 가운데, 천연꿀을 생산하는 양봉 농가가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5월 29일 ‘식품 등의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의 내용 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공지해 “사양벌꿀·사양벌집꿀을 제외한 벌꿀에 ‘천연’ 표시를 허용한다”고 행정예고했다. 벌꿀에 천연 문구 사용을 허용해 소비자에게 올바른 식품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양봉 업계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꿀은 본래 자연에서 오는 것이므로, ‘사양’이 벌꿀에게 설탕을 먹여 키웠다는 뜻임을 알리는 게 맞는다는 것이다.

통상 천연벌꿀은 벌이 꽃이나 나무를 옮겨다니며 채집한 꿀을, 사양벌꿀은 꿀벌이 설탕을 먹고 생산한 꿀을 말한다. 벌통 안에서 설탕물을 먹고 자란 꿀벌이 만든 꿀은 본래 꿀이 가진 영양 효과를 볼 수 없지만, 사양으로 표현한 탓에 소비자는 이같은 사실을 모른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한국양봉협회는 사양벌꿀 앞에 ‘설탕’을 표기하도록 할 것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사양벌꿀은 설탕만 있으면 계절에 상관없이 일년 내내 생산이 가능하고, 가격이 저렴해 시장에서 인기다. 천연벌꿀은 환경에 따라 생산량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천연벌꿀 농가들은 천연벌꿀을 보호하기 위해 소비자가 사양벌꿀의 실체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표기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수원에 위치한 한 양봉장의 모습. 2025.6.26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의왕시에서 천연벌꿀을 생산하는 장모(58)씨는 “날씨나 강수량에 영향을 받는 천연벌꿀과 달리, 사양벌꿀은 설탕만 있으면 벌통 안에서 사계절 내내 꿀을 뜰 수 있다”며 “채밀 비용이 천연벌꿀의 5분의1에 불과해 생산 유혹이 크고, 가격이 저렴해 소비자들에게 인기도 많다”고 말했다.

급격한 기후 변화도 천연벌꿀 농가가 설 자리를 좁아지게 한다. 올해 5월에는 경기도에 갑작스럽게 우박이 내려 밀원수 꽃 상당수가 떨어졌고, 뒤이어 찾아온 장마가 길어지면서 열매에 맺힌 꿀도 씻겨 내려갔다. 이런 이유로 현장에선 천연벌꿀 생산량이 매년 20% 이상 줄어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천연벌꿀 농가들은 천연벌꿀을 보호하기 위해 소비자가 사양벌꿀의 실체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표기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천연’ 표시를 허용하는 고시는 사양벌꿀 표기 고시와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꿀 생산자 단체 간 입장이 다른 상황이라 합의된 명칭이 도출되면 고시 개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주영 기자 mango@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