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스테이블 코인 본격화… 한은 지위·인플레이션 우려 목소리도
은행·비은행권 잇단 상표권 출원
코인런 우려… 발행 주체도 미확정

한국은행(한은)이 추진하던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사업이 2차 테스트를 앞두고 잠정 중단에 들어간 가운데 은행권과 비은행권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기존 화폐에 고정 가치로 발행되는 암호화폐)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의 스테이블 코인 관련 법제화를 앞두고 한은이 멈칫한 상황에서 민간이 사전에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보이며 '화폐 발행권'을 가진 한은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예상과 함께 향후 시장에 풀리는 통화량 증가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30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은은 정치권의 스테이블 코인 법제화를 앞두고 CBDC 실거래 2차 테스트 논의를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법제화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은행권에서도 혼란을 겪고 있는 만큼, 한은 차원에서도 상황이 정리된 다음에 (2차 테스트 관련) 논의를 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CBDC는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전자화폐다. 국가에서 발행하는 만큼 가격 변동성이 적고 안정성이 높다. 앞서 한은을 비롯해 7개 은행은 지난 4월 금융소비자 10만 명을 대상으로 1차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반면, CBDC와 함께 언급되는 스테이블 코인은 기존 화폐와 가치가 연동되는 암호 화폐다. 법정 화폐와 일정한 교환비를 갖는 만큼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과 비교해서는 가격 변동성이 낮다.
다만, 민간 발행의 한계로 여전히 코인런(뱅크런과 같은 대량인출) 등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 발행 주체도 은행권에 그칠지, 비은행권까지 인정될지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 CBDC가 중단된 상황에서 은행권과 비은행권에서는 스테이블 코인 도입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앞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KB국민은행 등은 앞다퉈 스테이블 코인 상표권을 출원했다.
그러나, 민간에서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본격화될 경우 통화당국의 영향력 감소로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혜미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스테이블 코인이 원화 기반으로 발행된다고 해도 결국 달러 기반 코인으로 연계될 가능성이 높아 통화정책을 펴는 한은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며 "그나마 은행의 경우 지금까지 금융업에서 쌓아온 업력이 있어 신뢰가 높지만 비은행권에서 안정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운영할 수 있을지 의구심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정부에서 은행권에 한정되지 않고 폭넓게 스테이블 코인 도입에 앞장서고 있으나, 은행권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면 스테이블 코인 도입을 둘러싼 갈등이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성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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