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석루] 미술 좋아하세요?- 조윤숙(미술교육학자)

knnews 2025. 6. 30.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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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좋아하세요?" 분명 좋아하느냐고 물었는데, "저는 그림을 잘 못 그려요."라고 답한다.

"저는 작곡을 잘 못해요, 연주를 못 해요."라고 답하지 않는다.

흔히 음악은 감상의 영역, 미술은 창작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보이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찾아서 보고 느끼고 감동하고 그 의미를 알아차리는 힘, 그것이 미술 향유의 태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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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좋아하세요?” 분명 좋아하느냐고 물었는데, “저는 그림을 잘 못 그려요.”라고 답한다. 그런데 “음악 좋아하세요?”라고 물으면 “클래식을 좋아해요, 발라드가 좋아요.” 등 장르나 좋아하는 작곡가, 음악가, 가수를 서슴없이 말한다. “저는 작곡을 잘 못해요, 연주를 못 해요.”라고 답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흔히 음악은 감상의 영역, 미술은 창작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미술교육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 미술의 향유적 측면이다. 향유란, ‘누리어 가지다’의 뜻이다. 그러면 미술이란 무엇인가. ‘공간 및 시각의 미를 표현하는 예술’이다. 즉, 시각적으로 받아들인 것들을 누리고 가지는 것. 그것이 ‘미술 향유’인 것이다. 잘 그리거나 만들지 못해도 괜찮다. 모두가 창작자가 될 필요는 없으니, 보고 느끼고 즐기고 나눌 수 있으면 된다.

세상은 새로운 눈으로 볼 때 더 경이롭다.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들, 커브를 돌며 달라지는 각도 속에 변화하는 선과 면, 해가 기울어지는 시간에 따라 빛과 색이 미묘하게 달라지고 음영이 바뀌면서 변화하는 질감 등. 비단 풍경일 뿐이랴. 나를 둘러싼 공간과 건축물들, 가구와 제품들 속에서도 미적 요소는 무한하다. 우리는 더 아름다운 공간 속에 머물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이고 디자인이 탁월한 제품을 선호한다. 매슬로우의 욕구이론을 보면, 인지적 욕구 위에 심미적 욕구가 있다. 인간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그 속에서 만족감과 풍요로움을 느끼는 존재인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미술 작품을 감상하며 또 다른 미적 세계를 발견하고 특별한 감동을 선물 받는다.

향유는 짧은 시간에 얻어지지 않는다. 어떤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꾸준한 마주침을 전제로 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어느새 미묘한 질서와 변화를 알아차리며 감수성이 풍부해지고 높은 수준의 것을 누릴 수 있다. 그저 보이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찾아서 보고 느끼고 감동하고 그 의미를 알아차리는 힘, 그것이 미술 향유의 태도가 아닐까. 그럼으로써 얼마나 풍성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우리가 갖게 되는 것인가. 고개를 들어 새롭게 보자. 그리고 그 세계로 들어가 보자.

조윤숙(미술교육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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