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발언대] 사실과 진실, 산불과 죽음- 김용락(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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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은 사실을 보도한다.
이렇게 보도된 사실들이 쌓여 조합되다 보면 진실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게 '과거 강원권에 집중됐던 대형산불이 점차 경상권으로 내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찾아 보도했다.
경남지역 침엽수림 비율이 조절된 이후 전보다 큰 대형산불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기자들이 보도한 사실들이 진실에 다가섰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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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은 사실을 보도한다. 이렇게 보도된 사실들이 쌓여 조합되다 보면 진실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지난 2월 23일, 지난 10년간 경남에서 발생한 산불 통계를 정리해 보도했다. ‘10㏊ 이상 중대형 산불은 모두 봄철에 발생했다’는 사실에 집중한 기사였다. 건조한 봄철은 산불 발생 빈도가 높으니 피해 규모도 커질 수 있다는 진실에 기반한 내용이었다.
기사에서 짧게나마 전달한 사실이 하나 더 있다. ‘경남은 2022년을 기점으로 대형산불 빈도가 급증했다’는 또 다른 사실이다. 다만 근거가 부족해 깊게 다루진 못했다. 다른 지역은 어떤지 살펴보던 중 마감 시간에 쫓겨 다음을 기약했다.
한 달 뒤인 3월 21일. 산청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불은 하동까지 번져 10일간 숲 3397㏊를 불태웠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이 된 학창시절 친구를 포함해 총 4명이 화마에 목숨을 잃기도 했다. 22일에는 경북과 울산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해 총 28명의 생명과 10만680㏊의 숲을 앗아갔다.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약간의 기부, 그리고 기자로서 할 수 있는 추모를 했다. 이전에 정리한 ‘경남 10년 산불 통계’를 펼치고 범위를 전국과 30년으로 늘렸다. 그렇게 ‘과거 강원권에 집중됐던 대형산불이 점차 경상권으로 내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찾아 보도했다.
전국적 이슈가 되다 보니 전국 기자들도 저마다의 사실을 찾아 보도했다. 그중 침엽수림 중심의 산림 구조가 문제라는 사실이 이목을 끌었다. 기후위기 등 다른 원인보다도 인간이 조절 가능한 내용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이후 더 깊게 사실을 찾고자 했다. 침엽수림이 대형산불의 주요 원인이라면 그동안의 경상권 침엽수림 규모와 비율의 변화 추이가 궁금했다. 이후 한 달 정도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 데 매진했다.
이제는 50년 전부터 현재까지 전국 산림의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지난 50년간 전국 침엽수림 비율은 13%가량 감소했지만, 경남과 경북은 4% 감소에 그친’ 사실을 찾을 수 있었다. 그동안의 경상권 산림 정책은 대형산불을 억제하지 못했다는 근거로 충분했다.
여전히 진실을 찾아 가는 과정이다. 경남지역 침엽수림 비율이 조절된 이후 전보다 큰 대형산불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기자들이 보도한 사실들이 진실에 다가섰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이러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지역의 새로운 산림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
김용락(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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