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죽만 울린 김용태 비대위, 송언석號가 받아 든 과제는?

정윤경 기자 2025. 6. 3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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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비대위, ‘단일지도체제’ 바꿀까…“배가 산으로가” 당내 우려도
김용태표 ‘5대 개혁안’ 물리치고 ‘혁신위’ 띄워…“친한계에 참여 독려”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빵점".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의 개혁 의지에 대해 이 같은 점수를 매기고 퇴임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과정 진상규명 등 5대 개혁안을 내놨지만 옛 친윤(친윤석열)계로부터 가로막힌 데 대한 무기력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신임 원내대표가 5대 개혁안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를 하면 결과와 상관없이 사퇴하겠다"는 초강수도 통하지 않았다. 결국 49일 만에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바통은 송언석 원내대표가 물려받게 됐다. 송 원내대표가 공석이 된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면서다. 새 지도부가 당면한 당내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8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내부 혁신이다. 송 원내대표는 '빵점'이라는 김 위원장의 평가를 깨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기 앞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 연합뉴스

'당권주자' 거론 安·韓은 '집단지도체제' 반대 기류

국민의힘은 7월1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송언석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임명과 비대위 구성을 의결할 계획이다. 원내에선 박덕흠(4선)·조은희(재선)·김대식(초선) 의원이, 원외에선 박진호 김포갑 당협위원장과 홍형선 화성갑 당협위원장이 비대위원으로 내정됐다. 송 원내대표는 새 비대위 성격에 대해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당 지도부가 결정될 때까지의 한시적 의사결정 기구"라고 설명했다.

송 원내대표의 말처럼 새 지도부는 '한시적 기구'지만, 당면한 과제는 가볍지 않다. 당장 차기 전당대회의 방식부터 매듭지어야 한다.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두 달도 남지 않은 만큼 시간도 촉박하다.

현재 국민의힘은 당 대표 1명이 최고위원들을 선출하는 '단일지도체제'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권한을 나눠 갖는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집단지도체제가 도입되면 최다 득표자가 대표최고위원을, 차순위 득표자들이 최고위원을 맡게 된다. 예컨대 김문수 전 장관과 안철수 의원, 한동훈 전 대표 등이 모두 지도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하자는 이들은 '당대표급' 인사들로 '거대 여당'에 맞서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우리 당이 굉장히 약하지 않느냐. 그렇기 때문에 국민 앞에 나설 수 있는 대표 선수들은 다 나서서 여당과 싸우자는 것이 집단지도체제의 취지"라면서 "당대표가 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은 자기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n분의 1이 되는 것이니까 안 하고 싶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 전 장관과 안 의원, 한 전 대표는 집단지도체제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단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는 변종 히드라"라며 "이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필요한 것은 단 하나, 강력하고 혁신적인 리더십"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당을 살리려면, 머리카락부터 발톱 끝까지 바꿔야 한다"며 "이렇게 당을 근본부터 개혁하려면 권한과 책임이 명확한 단일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정연욱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집단지도체제는 누가 책임을 지는 체제가 아니다. 각자 목소리를 내게 되면 배가 산으로 갈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라면서 "실제로 2014년에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김무성 서청원 두 분이 공동으로 사장 운영했던 집단 지도 체제가 있었는데, 그때도 친박·비박으로 싸우다 보니 결국 총선 패배로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비대위에 尹 '탄반' 인사 앉혀" '송언석표' 쇄신 지적도

'송언석 비대위'가 마주한 2차 과제는 당내 쇄신이다. 새 비대위는 송 원내대표가 제안했던 혁신위원회(혁신위)를 당 기구로 띄워 쇄신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지난 8일 △9월 전당대회 개최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후보 부당 교체 진상 규명 △100% 상향식 공천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5대 개혁안을 띄웠지만 송 원내대표는 별도로 '혁신위'를 꾸려 개혁하겠다고 나섰다.

박성훈 원내대변인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브리핑에서 "혁신위가 출범하면 말만 혁신을 하는 기구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당의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구가 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확실하게 부여할 생각"이라며 "언론을 통해 친한계로 분류돼 있는 의원들에게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혁신위) 참여를 말씀드리고 있다"고 했다.

다만 혁신위가 제대로 가동될지는 미지수다. 친윤계의 지지를 업은 송 원내대표가 당 쇄신 작업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당내 쇄신을 위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포함해 친윤계와 완전히 결별할 수 있도록 비전을 세워야 하는데 오히려 탄핵 반대론자 등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들로 비대위원을 발탁했다"면서 "지난 총선 참패 원인에 대한 백서라도 만들어 당내에서 성찰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차기 당대표에게 혁신의 발판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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