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에 운전대 못 놔"… 경기도 고령 운수종사자 면허 반납률 '8%'
면허반납 지원책 최대 20만원
생계 해결 없인 실효성도 없어

"해가 지날수록 반응속도가 떨어지는 게 느껴 은퇴를 생각하게 되지만,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운전대를 잡고 있습니다."
화성시에서 택시 운수업을 종사하는 박모 씨(66)는 고령의 나이에도 택시를 운전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 모씨는 "요즘 고령 운전자 사고 소식이 빈번히 들리는 탓에 손님들도 기사 나이를 확인하고 탑승하기도 한다"며 "지금의 지원책으로는 반납할 생각이 없다. 새로운 일자리 매칭 등 생계 문제가 해결된다면 언제든지 면허를 반납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처럼 고령 운수종사자들의 교통사고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서도 이들은 핸들을 놓지 못하고 있다.
생계 문제가 달린 탓인데, 고령의 운전자들이 면허 자진 반납 시 제공하는 지원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내 고령 운전자가 면허 반납 시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지역화폐 10만~20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일회성 지급에 그쳐 운수업을 통해 생계를 부양하는 고령층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도내 운수 종사자는 21만2천702명이다. 이 중 연령별 분포도는 고령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50대가 6만8천386명(32.2%)으로 가장 많았고, 65세 이상이 4만3천782명(20.6%), 60~64세 3만9천35명(18.4%) 순으로 집계됐다.
운수업 특성상 정년퇴직이 규정되지 않은 만큼 몇 년 내 고령 운수 종사자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5년간 고령층 운수종사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건수는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020년 기준 도내 65세 이상 운수종사자 교통사고 건수는 1천92건에서 지난해 2천26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도내 전체 운수종사자 교통사고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동기간 18.5%에서 30.1%로 상승했다.
전문가는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검사 기준 강화가 해결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원 정책을 통한 면허 자진 반납은 막대한 예산이 요구되는 데다, 실효성도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우순국 한국교통연구원 박사는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고령운전자를 대상으로 주기적 평가를 통해 운전 적합성을 평가해 왔다"며 "정부에서도 고령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운전 적격성을 검사하는 기준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내세운 만큼 이런 문제가 다소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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