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의 대개조] 8. 1년 남은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 숨 가쁠 365일
행정 준비 순항…관건은 천문학적 재원
시, 대상 지역에 특별교부금 배정키로
기초단체 “다 도와줄 것 같더니…” 반응
현 지원으론 신설·분구 비용 감당 못해
“원도심 앵커시설 유치 등 소식도 없어”
부족한 인프라 등 자력으로 마련 걱정
시 “최선을 다해 지원…체감은 약한 듯
동의 얻어 추진…해당 구도 투자 필요”
전문가, 원도심 고부가 산업 창출 제언
공동과세 통한 재정 균형 발전 의견도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이 1년 남았다.
내년 7월1일부터 인천은 기존 10개 군·구에서 11개 군·구로 31년 만에 바뀐다. 내년 6월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에 맞춰 새 구청장을 비롯해 광역·기초의원을 선발한다.
행정적 준비는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다.
관련 법이 마련되고, 행정구역 변화에 맞춰 다양한 전산화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방의원 선출을 위해 조만간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선거구 획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행정구역을 재편하는 문제는 행정력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해당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행·재정적 뒷받침이 요구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천문학적 재원이 필요한 만큼 허약한 재정의 기초자치단체에 이를 미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 상황에서 이러한 해결 문제는 잘 해결되고 있을까? 현장 반응은 싸늘하다.

▲1년 남은 인천형 행정체제
"합리적 개편이 필요했습니다."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의 당위성을 설명한 인천시 누리집의 첫 문구이다.
행정업무 처리에 따른 불편함과 바다와 경인아라뱃길로 지역이 분리된 만큼 지리적 여건과 생활권을 맞출 수 있게 행정구역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게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의 뼈대다.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은 민선8기 유정복 인천시장의 핵심 공약이 크게 반영됐다.
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은 제물포르네상스, 글로벌 톱텐 시티 프로젝트, 북부권 종합발전계획 등과 연계해 추진된다. 시는 이를 발판 삼아 원도심 활성화와 지역 균형발전, 동반성장 등 지역 맞춤형 발전 전략을 짰다.

중구 내륙과 동구가 뭉친 제물포구는 제물포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통해 원도심 활성화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해양과 문화·관광, 미래산업이 어우러지는 신성장 미래도시로 그려졌다. 2001년 3월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을 발판 삼은 영종구는 글로벌 톱텐 시티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인천시는 이곳을 수변 문화, 관광 레저, 주거가 어우러진 복합도시로 조성하고 미래·첨단산업 확장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아라뱃길을 중심축으로 남북으로 나뉜 서구와 검단구는 신·원도심으로 극명하게 나뉜다.
인천시는 서구를 원도심과 신도심이 균형발전을 이루는 곳으로 청사진을 그렸고,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혁신 성장 산업 생태계 구축을 약속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취임 100여 일 만에 발표한 북부권 종합발전계획의 핵심 지역인 검단구는 자족도시 기능이 강화된 성장도시로 거듭난다.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의 성공 여부가 민선8기 인천시의 핵심 정책 추진 상황과 속도를 같이 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일보>에 "시는 지난해 12월 '2040년 인천도시기본계획' 변경을 통해 2026년 행정체제 개편과 연계해 인천의 바람직한 미래상과 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며 "원도심과 신도시 간의 균형 발전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인천의 미래상을 '어디서나 살기 좋은 글로벌 도시 인천'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은 단순히 행정지도의 변화를 끌어낸 것을 넘어, 민선 8기 시 공약과 맞물려 지역 균형 발전을 일궈 나갈 기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천형 행정체제, 출범 후에도 상당 기간 준비 중?
"인천시가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을 처음 시작할 때는 다 도와줄 것 같더니, 솔직히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은 사전 절차 없이 급박하게 발표됐다.
1995년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 인천은 여러 불안 요소가 내포됐고, 그에 따른 행정체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2000년대부터 줄기차게 제기됐다. 1990년대 펜타포트 전략과 2000년대 송도·영종·청라 중심의 경제자유구역 국제도시, 2010년 경제수도와 '모든 길은 인천으로 통한다(올 웨이즈 인천)'가 뒷받침됐지만, 공간 재편까지는 엄두를 못냈다.
그러다 민선8기 인천시는 7월1일 출범 후 두 달만인 2022년 8월31일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을 발표했다. 대상 지역인 중구, 동구, 서구에서조차 시 발표 때까지 알지 못했고, 제물포구와 검단구로 명칭이 정해졌다는 점 또한 해당 지역 주민들도 그때야 전달받았다.
인천형 행정체제개편은 외적 동력을 기반으로 한 13년 전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와 지난 2024년 총선 때 제기된 서울 중심의 광역화와는 추진 방식과 성격이 정반대다.
지방행정체제개편과 서울 광역화는 광역과 기초 간 이합집산을 통해 경제력을 높인다는 것이지만,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은 인천 속 신·원도심을 분리 발전시키고 지역 주민의 정체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표가 있다.
그러기 위해 인천시의 재정적 뒷받침과 행정적 지원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 대상 지역인 A 구청장은 "2022년 발표 때와 2023, 2024년을 거치며 인천시가 행·재정적 지원을 약속했지만, 현재로선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 같다"라고 토로했고, B 구청장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요구되지만 아직 앵커시설 유치 등의 소식은 없다"고 언급했다.
인천시가 8개 구의 재정 상황을 고려해 기존 조정교부금 교부율을 20.0%에서 22.3%로 높이고, 행정체제 대상인 지역에는 3년간 100억 원 범위에서 별도로 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여기에 정부 재정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지방자치분권및지역균형발전에관한특별법'과 '인천광역시제물포구·영종구및검단구 설치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는 데 노력할 계획이다.
행정체제 개편 지역의 사무공간 문제와 관련해서는 신청사 지역인 제물포구는 4억5000만원의 용역비, 임시청사를 쓰는 영종·검단구는 88억5000만원의 임차료와 공사비를 전달했다.
반면 개편 후 지역구를 준비하고 있는 중·동·서구는 특별조정교부금의 인상률과 특별 재정 지원만으로는 신설·분구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마냥 임시청사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장기적 계획조차 세우지 못했다. 더구나 부족한 인프라 시설 마련은 자력으로 소화해야 하는 형편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시가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해당 지역에서는 그만큼 피부로 못 느끼는 것 같다"라며 "출발은 시에서 했지만, 이젠 해당 지역의 동의를 얻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시 지원과 함께 해당 구에서도 행·재정적 투자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에 채은경 인천연구원 도시사회연구부장은 인천형 행정체제개편에 앞서 원도심 재정 형편을 걱정하며 단기적인 조정교부금 상향과 장기적인 지역 산업 부가가치 창출을 주문했고, 김동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지방자치위원장(인천대 교수)은 서울과 같은 공동과세를 통한 재정 균형발전을 언급했다.
/이주영·전민영·정혜리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자료=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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