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윤철 경제팀, 재정·AI로 성장·분배 선순환 이끌어야
새 정부의 경제·산업 핵심 관료들이 얼개를 드러냈다. 예산, 인공지능(AI), 기업 경영 등에서 전문성과 지도력을 갖춘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은 기재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지냈다. 예산 전문가인 그는 대표적인 재정 확장론자다. 장관 지명 뒤 기자들과 만나 “중장기 재정건전성은 유지해야 하지만 필요할 때는 써야 하고, 예산·재정은 성과적인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 내정자는 AI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에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책자를 내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는 발전설비 전문기업 두산에너빌리티 김정관 사장이 발탁됐다. 김 내정자는 2018년부터 두산에서 리서치·마케팅 분야 임원으로 활동했고, 그 전엔 기재부에서 경제정책 실무를 총괄하는 종합정책과장 등을 지냈다.
새 정부 출범 기대감으로 최근 주가가 오르고 원·달러 환율은 하향 안정세를 보이지만 실물경제는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13조원대 1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에도 내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 산업 생산이 두 달째 뒷걸음쳤고, 설비투자도 석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구 내정자가 경제 사령탑이 되면 타성에 젖어 있는 기재부부터 일신하고, 국가의 재정 확장 기조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 당면 과제는 새 정부가 마련한 30조원 규모 추경의 신속한 집행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1~2차 추경 편성을 진두지휘한 경험을 살려 내수 진작과 민생 구제에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국가 성장동력인 AI 전략 수립도 구 내정자를 비롯한 새 경제팀 몫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대통령실 AI미래수석 자리에도 민간 AI 전문가를 앉혔다. 산업부 수장에 에너지기업 대표를 지명한 것도 AI 전력 인프라 구축과 관련이 있다. 새 경제팀은 이 대통령 공약인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100조원 투자’를 위한 재원부터 확보해야 한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AI를 적극 도입해 잘 활용하면, 총요소생산성이 1.1~3.2% 개선되고 국내총생산(GDP)도 4.2~12.6%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제와 민생이 누란의 위기에 놓인 지 오래다. 저성장·양극화·기후위기·보호무역 등 어느 때보다 복합적·구조적인 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덮치고 있다. 새 경제팀엔 추경과 AI라는 무기가 주어졌다. 추경이 경기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AI가 새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낳도록 리더십을 십분 발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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