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방치' 청라 수소연료전지 스택 공장 부지, 뾰족한 활용방안이 없다
현대모비스측 개발계획 없이 하세월
땅값만 950억… 재매입 등 대응 한계
경제청 "기업에 재촉하지만 답 없어
계속 접촉해 좋은 대안 찾도록 노력"

현대모비스가 수소연료전지 스택 생산 공장을 짓는다며 매입한 땅의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다.
30일 인천경제자유구청에 따르면 현대모비스가 소유한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인천하이테크파크(IHP) F2-2 땅은 산단 입주 계약을 체결한 지 3년이 넘었지만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2021년 현대모비스는 이 곳에 수소연료전지스택 생산 공장을 짓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땅을 매입했다.
이 땅은 외국인 투자기업 전용 용지였지만, 수소와 공기의 전기화학 반응으로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핵심 부품 공장을 짓겠다는 현대모비스의 청사진에 따라 매도했다.
현대모비스의 초기 공장 설립 계획은 규모는 약10만304㎡에, 근로자 고용 약 1천500명이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5월 수소연료전지 분야의 설비,자산,연개발 인력 등 기술력과 자산을 모두 현대차에 넘기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현대모비스의 수소연료전지 인프라를 넘겨받은 현대차는 청라와 울산 공장 부지를 양도받지 않았다.
2024년 9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현대모비스가 매입 후 3년 간 착공에 들어가지 않으면서, 인천경제청은 해당 부지에 대한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됐다.
현재 부지는 여전히 현대모비스 소유지만 인천경제청이 계약해지를 하지도 않은 채 어정쩡한 채로 남아있는 상태다.
문제는 앞으로도 특별한 청사진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부지의 규모가 있어, 지금 당장 무언가 계획이 나오기는 어렵다"며 "현재까지 논의되고 있는 사업도 없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은 현대모비스측과 계속해 논의하는 동시에 직접 매입과 제3기업 투자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뚜렷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부지 소유주인 현대모비스측에서 계획이 없는 만큼, 인천경제청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
인천경제청이 개발에 나서기 위해서는 해당 땅을 다시 매입하는데, 약 95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독 예산으로 처리하기에는 부담되는 액수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나 기업의 내부 사정으로 현대모비스측에 재촉하고 있지만 답이 없어 답답하다"며 "계속 접촉해 좋은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이 투자를 이끌어 낼 뚜렷한 카드가 없음에도 계약 해지를 하지 않고 현대모비스와 계속 논의를 하는 이유는 청라에 앵커기업을 유치했다는 실적 때문이다.
송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 관련 기업들이 입주해있고, 영종에도 대규모 관광시설인 인스파이어가 운영 중이다.
하지만 청라에는 아직까지 이들과 견줄만한 앵커기업이 전무하다.
이와 관련 변병설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사례처럼 기업에 조성원가로 부지를 넘긴 뒤 개발되지 못하고 방치된 사례가 여럿 있다"며 "성급하게 계약을 체결하기 보다 사업 진행에 있어 정확한 시점과 기준을 정해 개발이 투명하고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건과 단서를 달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상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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