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보다 중요해! 토요일 아침잠 깨고 달려온 멍냥집사들의 중요한 시험 현장

2025. 6. 3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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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반려인능력시험 오프라인 모의고사 현장
지난 28일 서울시 서소문청사에서 열린 '2025 반려인능력시험 모의고사' 현장에서 응시자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지난 28일 오전 9시, 평소 같았으면 문이 굳게 닫혀 있을 휴일의 서울시 서소문청사에 속속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달콤한 아침잠을 깨고 이곳을 찾은 이들은 서울시와 반려문화∙콘텐츠기업 ㈜동그람이가 개최한 '2025 반려인능력시험(반능시) 오프라인 모의고사'에 응시한 반려인 수험생들이었습니다.

오전 10시라는 이른 시간에 열린다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강아지 부문 응시자들의 참가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경기 성남시에서 반려견 '사랑이'와 함께 지내는 보호자 유채영 씨는 "지난해 열린 온라인 반능시에 응시하지 못해 아쉬웠다"라며 오프라인 시험에 참석하게 된 이유를 말했습니다.

반능시에 여러 차례 응시해 고득점을 받은 '만렙 집사'도 오프라인 시험장을 찾았습니다. 경기 부천시에서 온 반려견 '만두'와 '군밤'의 보호자 조중빈 씨는 지난해 열린 반능시 강아지 부문에서 고득점을 거두며 7등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그는 "6등까지 주어지는 경품을 받지 못해 아쉬운 마음에 더욱 열심히 공부했다"라며 이번 모의고사에 이어 9월 예정된 반능시에도 응시해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지난 28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열린 '2025 반려인능력시험 오프라인 모의고사'에 응시한 참가자들이 접수 확인 후 입장하고 있다.

비록 오후 2시에 시작돼 상대적으로 찾아오기 수월한 편이었지만, 고양이 부문 응시자들도 먼 거리를 한달음에 달려오는 열정은 비슷했습니다. 경기 이천시에서 서울까지 찾아온 고양이 집사 황유한 씨는 5년 전 처음 열렸던 오프라인 반능시부터 꾸준히 응시해온 학구파 집사였습니다. 그는 연이어 시험에 응시하는 이유를 묻자 "바뀌는 제도나 정책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게 반려생활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고 답했습니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온 4년 차 고양이 집사 박연경 씨는 반려묘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공부를 시작했고, 2023년부터 반능시에 응시했다고 합니다. 첫 시험에는 80점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88점을 받으며 성장세를 보인 그는 "이번에는 공부를 많이 못 해서 잘 볼지 모르겠다"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고양이 입양 당시) 준비가 모자랐던 만큼 앞으로 있을 시험에 응시하며 공부하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2025 반려인능력시험 오프라인 모의고사'에 참가한 응시자들이 세미나에 앞서 진행된 퀴즈에 참여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더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보호자들의 열의에 보답하기 위해 동그람이가 준비한 세미나도 열렸습니다. 강아지 부문 보호자들을 위해서는 이번 모의고사 출제위원이기도 한 채민경 놀로행동클리닉 수의사가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아침에 잠시 내린 비로 후텁지근한 날씨에 맞추기라도 한 듯, 채 수의사가 마련한 주제는 ‘여름철 반려견 건강관리’였습니다. 그는 특히 습진과 지간염 등 습기와 관련한 피부병을 언급하며 목욕이나 발바닥을 닦은 뒤 꼭 잘 말려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채 수의사는 "최근에는 반려견용 얼음 조끼를 하루 종일 반려견에게 입히는 분들도 계신데, 체온을 낮춰줄 순 있지만 몸에 습기가 차는 단점이 있다"라며 "사용 이후에는 선풍기나 드라이기를 사용해 잘 말려달라"라고 강조했습니다.

여름철에는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이 생길 우려가 있죠. 그런데 이 점을 걱정해 반려견의 털을 너무 바짝 깎는 보호자들도 있습니다. 채 수의사는 이 점이 '클리퍼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모터로 열을 받은 클리퍼로 인해 피부가 한차례 자극을 받고, 털이 짧아져 그대로 노출된 피부가 자외선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오프라인 모의고사를 앞두고 각 부문별 출제위원이 나서 보호자들을 위한 강연도 준비됐다. 강아지 부문 출제위원인 채민경 놀로행동클리닉 수의사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강연이 끝난 뒤에도 보호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강연 주제 외에도 평소의 반려견의 음수량, 소변량 등을 정확히 말하며 조언을 구하는 보호자도 있었습니다. 채 수의사는 "토요일 아침 시간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며 강연에 집중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는 준비한 강의 자료를 사진으로 남기는 보호자들의 모습에도 "자료를 잘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어 강연자 입장에서 뿌듯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고양이 부문 참가자들을 위한 강연은 마찬가지로 출제위원 중 한 분인 김효진 24시 센트럴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나섰습니다. 그는 고양이 보호자들이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안내했습니다. 그는 가장 최근 실제 발생한 보도까지 언급하며 보호자들의 관심을 이끌었습니다. 지난 25일 호주의 한 가정집에서 고양이가 세탁기에 55분간 갇혀 있다가 구조된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 고양이는 냉수 세탁 코스의 3,000번 가량의 회전을 견디고 살아남았습니다.

이 사례를 언급하자 보호자들은 술렁이기도 했는데요. 김 원장은 "이 사례는 아주 기적적인 사례"라며 "고양이가 세탁물 안에 들어가 보호자가 확인하지 못한 채 그대로 세탁기나 건조기에 넣으면서 사고가 발생하는데, 건조기에 넣고 돌리면 사망 가능성이 100%에 육박한다"라고 경고했습니다.

고양이 부문 출제위원이자 모의고사 강연자로 나선 김효진 24시 센트럴동물메디컬센터 원장(가운데)이 응시자들과 함께 강연 도중 고양이 심폐소생술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김 원장의 강연에서는 실제 사례뿐 아니라 '실습'도 동반됐는데요. 응급처치답게 심폐소생술(CPR) 교육이 진행됐고, 보호자들이 직접 연단에 나와 인형을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직접 시연하기도 했습니다. 연단에 오르지 못한 보호자들은 그 자리에서 손동작을 따라 할 만큼 열의도 보였죠.

강연이 끝난 뒤에도 보호자들의 질문 공세는 이어져 시험 시간 직전까지 별도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져야 했는데요. 김 원장은 보호자들의 이런 질문 공세에 대해 "보호자들의 질문을 통해 임상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보호자들에게 더 정확한 정보를 알려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이날 강연에서 나온 목에 이물이 걸린 응급상황과 기침, 구토를 구분하는 영상자료를 언급하며 이 또한 과거 보호자들의 질문에서 착안한 강의 자료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번 시험 응시자들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의문을 갖는 보호자들을 통해 수의사들도 더 공부하고 자세한 설명을 할 수 있다며 뜻깊은 시간이라는 소감을 남겼습니다.

'2025 반려인능력시험 오프라인 모의고사' 강아지 부문에 응시한 보호자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강연이 끝난 뒤 실제 시험처럼 시험지와 답안지가 배부되고, 반능시 오프라인 모의고사가 시작됐습니다. 비록 어학시험처럼 공인 성적표를 '스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험은 아니었지만, 응시자들은 모두 진지한 자세로 시험에 임했습니다. 침묵 속에 종이 넘기는 소리만 날 정도로 시험장 분위기는 무거웠습니다.

시험을 마치고 나온 보호자들은 대부분 '쉽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경기 고양시에서 시험에 응시한 반려견 보호자 김윤주 씨는 "생각보다 질병 관련한 문제가 많아서 어려웠지만, 준비 없이 시험을 본 작년보다는 그래도 조금 잘 본 것 같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2025 반려인능력시험 오프라인 모의고사' 고양이 부문 응시자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고양이 부문에 응시한 박하정(서울 동대문구) 씨도 "지난해 열린 반능시 온라인 시험보다 관심 있는 분야에서 출제가 더 된 것 같아 잘 풀고 나왔다"라며 "반능시를 준비하면서, 오늘 강연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을 같이 고양이를 양육하는 가족들에게 알려주려고 한다"고 응시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날 시험을 마치고 나온 응시자들은 하나같이 다음 온라인 시험에 응시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휴일에도 열정을 다해 고사장을 찾은 200여명의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다가올 반능시에서 얼마나 발전된 보호자가 되어 나타날지 기대되는 대목이었습니다.

글·사진 =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8leonardo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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