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등 무역협정 체결 임박" 미 협상 속도전...'내용 없는 합의' 가능성도

나주예 2025. 6. 3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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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다음 달 8일 상호관세 유예기간 만료를 앞두고 무역상대국과 관세 협정 체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모든 무역 상대국에 관세율 확정 통보 서신을 보내겠다'며 더 이상 상호관세 유예 기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반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등 고위 관리들은 주요 국가들과의 협상을 미국 노동절인 9월 1일까지 끝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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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등 무역합의 근접…韓·베트남도 가능"
일부 체결 협정, 실질적 내용 없는 합의될 듯
불확실성 지속되자 달러 안전자산 위상 흔들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관련 발언을 하는 동안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국가별 상호관세율이 적힌 차트를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다음 달 8일 상호관세 유예기간 만료를 앞두고 무역상대국과 관세 협정 체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90개국과 90개 협상을 성사시키겠다는 당초 공언이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시적 성과 없이 정책 불확실성으로 혼란만 더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90일간 '껍데기 협정' 2건 체결

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협상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대만과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일부 국가들과 무역협정 체결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 언론도 대만과 미국이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2차 관세 협의에서 건설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30일 보도했다. 대만 측은 32%에 달하는 상호관세율을 한국(25%)이나 일본(24%) 이하 수준으로 낮추길 희망하며 대만산(産)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로 공급망 단절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외에도 한국, 베트남과 합의를 성사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위 참모들은 "관세 유예 만료(7월 8일)를 앞둔 이번 주 미국의 주요 교역국 중 최대 12개국과 협정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지난 26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7월까지 주요 경제국들과 '톱 10' 협정이 체결될 것"이라며 "그것들을 범주화해 다른 나라들이 이에 맞추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체결될 협정은 "합의의 실질적 내용보다 '합의' 그 자체에 더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진단했다. 지난 석 달간 체결한 무역 협정이 중국·영국 두 건에 불과하며, 이조차 세부사항은 추후로 미룬 포괄적 합의에 그쳤기 때문이다. 영국과는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를 유지한 채 향후 쿼터(할당량)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하는 데 그쳤으며,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도 미해결 상태다. 국제무역 전문가인 팀 마이어 듀크대 로스쿨 교수는 "백악관이 무역 합의라 부를 몇몇 합의문을 발표하더라도 그것은 일반적인 의미의 무역협정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고 지적했다.

25일 수입품을 실은 대형 선적이 미국 로스앤젤레스항에서 컨테이너선에 적재된 컨테이너들을 지나가고 있다. LA=AFP 연합뉴스

엇갈린 신호에 혼란 '가중'

협상 시한이 임박하면서 관세 관련 미국 정부 내 기류도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모든 무역 상대국에 관세율 확정 통보 서신을 보내겠다'며 더 이상 상호관세 유예 기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반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등 고위 관리들은 주요 국가들과의 협상을 미국 노동절인 9월 1일까지 끝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클라크 패커드 케이토연구소 무역 전문 연구원은 "백악관이 일부 국가에 선의로, 또는 진지하게 협상하는 국가에 유예를 줄 가능성이 있다"며 "일부 거래는 성사되고 일부는 성사되지 않을 것이며, 몇몇은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미국 경제에 대한 대내외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경제 전문가 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 이상이 향후 5~10년 동안 미국 달러화의 안전자산 지위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방적인 관세 발표,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독립성 훼손 등 광범위한 우려가 영향을 끼쳤다는 게 FT의 분석이다. 사로즈 바타라이 텍사스대 교수는 "미국은 마치 신흥시장 같다"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위험 프리미엄(웃돈)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장기채 금리는 오르고 통화 가치는 하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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