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아열대화’로 인천 전역에 출몰한 러브버그

전민영 기자 2025. 6. 3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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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9일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에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무리가 하늘을 뒤덮으며 등산객들에게 들러붙으며 불쾌감을 주고있다. 러브버그가 등산로 곳곳에 붙어 있다(사진 왼쪽). 러브버그는 중국 동남부나 일본 오키나와에 주로 서식했으나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 발견되고 있다. /이호윤기자 256@incheonilbo.com

인천 전역에 일명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폭증하면서 시민들의 혐오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이날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총 235건이며, 지난 23일부터 누적 집계된 민원은 총 1392건이다.

러브버그는 6월 중순부터 7월 초 사이에 출몰하는 돌발성 곤충으로, 성충 6~6.5mm 크기이며 짝짓기 시 복부 끝이 붙어 있어 러브버그(사랑벌레)라는 별명이 붙었다.

독성이 없고,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한 번에 200~300개 알을 낳는 등 번식력이 뛰어나다 보니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 사이 러브버그 개체 수가 증가한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꼽는다. 

러브버그는 원래 중국 동남부, 일본 오키나와, 대만 등에 주로 서식했으나, 2022년쯤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 발견되기 시작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바뀌자 서식지를 우리나라로 확대한 것으로 추측된다.
▲ 29일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에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무리가 등산로와 등산객들에게 들러붙으며 불쾌감을 주고있다. /이호윤 기자 256@incheonilbo.com

실제 서울대학교 연구팀이 2022년12월 미국 곤충학회 학술지 '종합적 유해 생물 관리'에 게재한 논문에는 앞으로 50년 내 동북아시아와 일본 상당 부분이 러브버그가 살 수 있는 지역으로 바뀔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들은 학술지를 통해 "서울이 러브버그가 서식할 수 있는 '북방한계'가 됐다. 이는 북위 33도보다 남쪽 아열대에 살던 러브버그가 온대지역으로 서식지를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권형욱 인천대학교 매개곤충자원융복합연구센터장은 "몇 년 사이 러브버그가 급증한 데는 식재, 급변하는 기후 등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개구리와 두꺼비, 잠자리, 사마귀 등 러브버그 천적인 곤충들이 도시화로 개체 수가 줄면서 러브버그 번식을 억제하지 못했을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러브버그를 없애기 위해 화학적 방제를 하면, 생태계가 파괴돼 특정 곤충 급증 현상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러브버그 출몰 기간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게 가장 좋다. 중장기적으로는 변화하는 생태계에 따른 곤충 연구가 활발해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전민영 기자 jmy@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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