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전일까 독주일까…총리 인준·추경부터 여야 정면충돌 ‘점입가경’
野, 줄예고된 장관 청문회서 여론전 수위 더 높일 듯…전면전 장기화 조짐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이재명 대통령 취임 한 달도 안 된 시점에서 국회가 또다시 극한 대치에 접어들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둘러싼 여야의 정면충돌 속에 2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는 파행을 가까스로 면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으로선 의석 수 열세로 민주당의 강행 처리를 막을 뾰족한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의 인선도 속속 진행되는 가운데, 여러 부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줄줄이 예정돼 있어 여야의 공방은 갈수록 격화할 전망이다.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종합정책질의를 열고 2차 추경안 심사에 착수했다. 이날 오전 한때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면서 심사 중단 위기를 맞았다가 오후 질의부터 가까스로 심사가 재개됐다.
이날 추경안 심사가 파행 위기에 놓였던 배경에는 추경의 신속한 처리를 추진하는 여당과 이에 포퓰리즘이라고 맞서는 국민의힘 간 충돌이 있다. 앞서 한병도 민주당 의원이 예결위원장으로 있는 예결위는 종합정책질의를 이날 하루만 진행하고 7월1일 예산소위 회의, 3일 추경안 심사·의결 등의 일정을 공지한 상태였다.
이에 국민의힘은 졸속 심사에 협조할 수 없다며 보이콧을 선언했고, 오전 질의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입법 독주를 넘어서 예산 독재까지 하려고 한다. 우리는 허수아비냐. 들러리냐"고 반발했다. 이후 여야가 종합질의를 이틀간 진행하기로 합의하면서 오후부터는 종합질의가 정상화됐다.
하지만 심사가 재개됐다고 해서 여야 대치가 끝난 것은 아니다. 추경안 항목별로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번 추경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 국민 15만~52만원의 민생회복소비쿠폰을 지급하는 것을 두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전 국민 소비쿠폰의 소비 진작 및 지역상권 효과가 분명하지 않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살포했던 지원금 지급액의 26~36%만 소비로 이어져 경기 부양 효과가 미미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7월 내 민생회복소비쿠폰을 지급하기 위해 오는 3일까지 추경 처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이 '졸속 처리'라며 반대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여야 합의 처리가 우선이지만 국민의힘이 협조하지 않으면 단독 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으로선 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했기 때문에 단독 처리해도 비판 여론전 수위를 올리는 것 외엔 대응 카드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김병기 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이 시간부로 민생 방해 세력과의 전면전, 민생 전면전을 선언한다"며 "민주당은 더 이상 기다리지도, 좌시하지도 않겠다. 내란 동조, 민생 방해 세력과의 원칙 없는 협상과 타협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인준 강행하면 '송곳 검증' 예고…충돌 격화 불가피
여야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놓고도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은 청문 시한인 지난 29일까지 인사청문특별위원회 회의 일정이 없어 불발됐다. 민주당은 당초 이날 본회의를 열어 인준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본회의 개의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요청했지만, 우 의장이 여야 협의 처리를 주문하면서 3일 본회의를 열어 표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은 청문회를 통해 충분히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이 끝내 협조하지 않을 경우 단독 처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이미 끝났다"며 "국민의힘이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국회를 마비시키는 것은 내란을 비호하고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각종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부적격 인사'라며 지명 철회와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 후보자에 대한 이른바 '국민청문회'를 열고 지명 철회를 압박했다. 특히 인준안 표결을 강행하려는 민주당에 대해선 '거대 여당의 폭주'라고 맞서고 있다.
다만 이 역시 국민의힘으로선 민주당의 단독 처리를 막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앞으로 줄줄이 열릴 장관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과 여론전을 한층 강화하는 전략을 통해 대여투쟁의 수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유사한 갈등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여야의 충돌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어차피 표결로 밀어붙일 수 있다는 계산 아래 청문회를 형식적으로만 거치는 것이라면 다음 후보자 검증 국면에서 준비를 철저히 해서 야당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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