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도심 맨홀 ‘안전 경고등’…대구 교체 지연에 시민 불안 고조

대구시가 사고 예방을 위해 맨홀 뚜껑 교체에 나섰지만, 장마철 부식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신속한 전수조사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대구 북구 칠성동 한 인도 위 분홍색 원형 콘크리트 맨홀 표면에 균열이 눈에 띄었다.
침산동에 설치된 다른 맨홀에도 균열이 발생해 부식이 진행되고 있었고, 일대 인도와 자전거도로에 자리 잡은 콘크리트 맨홀 대부분도 변색 등 노후화한 상태로 유지됐다.
콘크리트 맨홀은 철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2000년대 초반부터 설치됐다. 보도블럭과 이질감이 없도록 색을 넣어 '컬러 맨홀' 또는 '조화(調和) 맨홀'이라고도 불리는데, 내구성이 약해 자전거나 상용화된 공유 PM(개인형 이동장치) 등에 따른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
이 때문에 부산은 전수조사를 거쳐 지난해 6월 1만6192개의 맨홀 뚜껑을 철제재질의 시설로 모두 교체했다. 앞서 2023년 12월 부서진 분홍색 콘크리트 맨홀 뚜껑 아래로 20대 남성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안전 문제가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대구시도 안전 문제를 인식, 지난해 콘크리트 맨홀 뚜껑 교체를 위해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당해 상반기 827개를 교체한 데 이어 연말까지 지역 내 설치된 맨홀 뚜껑 전량을 교체할 계획이었으나 노후 하수도 교체 작업이 병행돼 사업이 지연됐다. 또 올해 5월 기준 맨홀 뚜껑 1340개가 교체된 상태로, 하반기 동안 교체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었으나 기존 전수조사 통계상 오류가 발견돼 재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사업이 더디게 추진되고 있다.
대구시는 현재 남구·달서구·수성구 내 콘크리트 맨홀 전수조사가 완료된 상황이라며 나머지 지역은 이달 말까지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맨홀 보수 시 뚜껑만 교체하는 게 아니고 전체 틀까지 교체해야 한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하수도 노후화가 발견되기도 하는데, 현장마다 여건이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위험한 현장부터 우선해서 교체하고, 하수도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 예산이 중복 투자될 우려가 있어 전체적으로 파악하면서 작업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전량 교체 전까지 선제적 안전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지수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장마철에 흙탕물이 발생할 수 있는 하천, 특히 군위군같이 농어촌이 복합된 지역 같은 경우에는 하천물이 넘치게 되면 맨홀이 안 보이게 될 수 있다"라며 "전통시장에도 맨홀들이 많이 설치돼 있는데, 시장처럼 떠밀려올 물건들이 많거나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우선 교체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또 "시민들은 빗물로 인해 바닥이 보이지 않을 경우 일단 들어가지 말아야 하고, 우산 같은 물건으로 두드려본 뒤 지나가는 등 주의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최근 집중호우나 극한 호우 등 이상 기후로 맨홀이나 침수에 대해 시민들이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는데, 사고가 나기 전에 조사와 대책 수립을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라며 "다른 지자체의 경우 맨홀을 교체가 많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구는 느린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수조사 신속히 마무리해 저지대같이 침수 위험이 큰 지역들을 위주로 먼저 교체하고, 시민들이 맨홀의 위치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이정표를 설치해 안내하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