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장로에 첨단 '시리단길'마저···인기 상권의 '명암'
상권 조성 ‘시너지타워’, 충장로 쇼핑몰 매각 시도 등 파산설
충장상권, 동구 자본으로 일부 회복세…“상인 자구책 중요”

광주 첨단의 신흥 상권으로 부상한 '시리단길'에도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인기와 함께 오른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소상공인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상권 곳곳에 공실이 생겨나고 있어서다.
호남 최대 상권으로 불리던 충장 상권 역시 심각한 공실 문제를 겪다 동구청의 특화거리 조성 등으로 한때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지만, 다시금 공실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보다 현실적인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8일 오후 광주 첨단 1지구 '더(THE)시너지 첨단' 1층 중앙 안쪽(아트리움 구조)으로 들어서자, 주말임에도 음식점 1곳에서 식사를 마친 고객들을 제외하고는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건물은 '시리단길' 조성의 출발점 역할을 한 곳이다. 4년 전만 해도 벚나무 모형으로 꾸며진 꽃길이 사진 명소로 입소문을 타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현재는 해당 시설이 모두 철거됐고, 포토존이 있던 길 양옆으로 점포 8곳이 텅 빈 채 방치돼 있다.
반면 건물 외곽과 위층으로 올라갈 수록 공실이 적어 비교적 눈에 띄지 않고 임대료가 비싼 1층이 비워지고 있는 모습이다.
핵심 상권에서 다소 떨어진 '아크레타' 건물은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1층 점포 16곳 중 13곳이 비어 있었다. 이곳도 앞선 건물과 마찬가지로 2층과 3층은 비교적 공실률이 낮아, 1층보다는 상황이 나았다.
'시리단길' 핵심 상권에 위치해 있으면서 가장 마지막으로 개발된 '보이저 첨단'만 1층에 옷을 사러 나온 이들과 식음료를 즐기는 이들로 북적거려 대조를 보였다.
시리단길 상권은 ㈜시너지타워가 첨단 1지구 일대에 지난 2019년 '더 시너지 첨단'을 시작으로 '포플레이 첨단', '원더폴 시너지' 등 자체 브랜딩한 7개 상가를 연달아 개발하면서 형성됐다.
문제는 이 상권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젊은층의 주목받으면서 일대의 임대료가 급등했다는 점이다.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임대료를 감당해야 하는 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더욱이 상권을 조성한 ㈜시너지타워가 자금 유동성 위기에 파산설까지 돌자 불안감마저 감돌고 있다.
시리단길 핵심 상권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A씨는 "주말은 그나마 손님이 보이지만 평일은 매장 반의반도 안 차서 정말 심각하다. 여기서 3년을 장사했는데 버티기 어려워 부동산에 내놓았다"며 "예전에는 젊은 사람들이 정말 많이 왔는데, 요즘은 시들하고 시너지타워도 파산설까지 나온다고 하니 이 상권이 어떻게 될지 참 걱정이다"고 하소연했다.
첨단1지구 내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B씨는 시리단길 상권이 형성되면서 주변 상가들의 임대료가 30%가량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너지타워가 개발한 건물들은 같은 평수여도 배로 비싸다"며 "워낙 불경기이다 보니 주변 상가들도 오른 임대료를 감당하기 힘들고, 주변 상가들도 임대료가 오른 상황이라 요즘 거래량은 반토막이 났다"고 토로했다.
이어 "시너지타워가 충장로에 쇼핑몰(옛 와이즈파크 건물에 개발 중이던 '몽키너미널')사업을 하려고 주차장 부지까지 매입한 후 자금 유동성 문제를 겪은 것으로 안다"며 "최근에는 쇼핑몰과 주차장 부지를 매각해 미분양 물건 부담과 이자, 관리비 등을 해결하려던 것 같은데 잘 안됐다. 월세 입차업들을 잘 고르고 임대도 책임감 있게 해 보기 좋았는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때 호남 최대 상권으로 불리며 호황을 누렸던 '충장 상권'도 치솟는 임대료로 인한 상인 이탈과 유동인구 감소로 공실률이 증가한 바 있다.
이에 동구청에서'충장 상권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특화거리인 '홍콩의 거리' 조성 ▲'라온 페스타' 행사 등을 추진하면서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3분기 15.26% → 4분기 11.20% → 올 1분기 10.06%로 꾸준히 감소하는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중대형 상가의 경우 같은 기간 24.97% → 24.36%로 소폭 하락했으나, 올 1분기 26.42%로 다시 반등하며 한계를 드러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시기에는 오른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악순환이 반복된다. 집합상가도 개발사들이 분양가를 과하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아, 욕심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 개입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내수 활성화와 인구 유입 등 구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상권 내 문제는 임대인들이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임대료 인하 등 현실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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