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광장] 일본 중소도시의 지역활성화 전략

김정렬 대구대학교 공공인재대학 교수 2025. 6. 30. 16:5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정렬 대구대학교 공공인재대학 교수

후지산 인근의 온천휴양지 일본 가나가와현 하코네마치(箱根町)는 관광경쟁력을 강화하려고 도쿄 신주쿠역에서 출발하는 전용 특급열차를 운행한다. 다양한 관광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프리패스를 판매해 이용자 편의성도 도모했다. 신주쿠역에서 로망스 특급열차로 하코네유모토역에 도착하면 당일치기 관광객들은 등산전차, 등산케이블카, 로프웨이, 해적관광선, 등산버스 등을 차례로 탑승하는 방식으로 일주관광을 시작한다. 하지만 나는 숙소를 예약하지 못했을 정도로 사전정보가 부족했기에 여유롭게 역 주변의 분위기를 살피다 반대 경로로 탐방에 나섰다.

하코네 일원의 숙박은 온천여관 방식이라 다소 비싸다. 관광의 전초기지이자 편의시설이 밀집한 하코네유모토역 주변 계곡보다 고도가 높은 호수가나 산자락 숙소가 저렴하다. 나는 등산버스를 타고 산정호수 아스노의 명물인 해적관광선에 탑승해 호반에 설치된 명물 '평화의 도리이'를 지나 로프웨이 종점인 도겐다이항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다. 해질녘 노천온천을 즐기다 갑자기 드러난 후지산 상층부를 목격했다. 고산지대라 구름이 지나가다 순간순간 봉우리가 나타나는 방식이다.

한국보다 50분 정도 빠른 극동의 일출을 보러 나갔다가 흐린 날씨로 실패했다. 하지만 청량한 새벽공기와 청아한 산새 소리를 접했다. 행복이 분출하는 산속 라이프의 정수를 체험한 것이다. 지구는 360도이고 자전주기가 하루니까 한 시간은 15도에 해당한다. 서울과 도쿄는 12.72도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일출의 편차가 발생한다.

1,044m 오다구나니는 하코네 로프웨이의 상층부 정류장으로 하얀 증기가 피어나고 유황 냄새가 진동하는 곳이다. 입욕제 등으로 유황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려고 채집용 장비를 곳곳에 설치해 두었다. 호수 반대쪽 소운잔 로프웨이 시점에 내리자 소운잔과 고라 구간에는 스키 활강대 모양의 노면케이블카를 운행한다. 노면케이블카를 부설하지 않은 한국에서는 구분의 실익이 약한 로프웨이와 케이블카의 차이를 체득하는 순간이다.

고라에서 하코네유모토역 사이에는 등산전차를 운영한다. 등산전차는 표고 차이를 극복하려고 계곡을 지그재그 스위치백 방식으로 운행한다. 인구밀도가 높은 일본답게 유명 관광지에는 단선 전차를 운영한다. 전차 구간의 간이역에는 조각공원과 온천마을을 비롯해 다양한 테마를 간직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장착했다.

하코네마치를 떠나 시즈오카시로 이동했다. 시정촌 통합의 여파로 항구도시 시미즈는 시즈오카시의 구로 편입되었다. 하지만 대내외 인지도를 확보한 시미즈 펄스 축구단 브랜드는 유지되고 있다. 시미즈 항구를 둘러보면서 도시마케팅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축구단 브랜드를 침체한 항구의 복합상가에 차용해 '시미즈 펄스 드림 플라자'로 개칭했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후지산이지만 항구를 순회하는 유람선에서 조망이 가능하다는 경관마케팅으로 관광객을 유치했다. 오래된 정유공장과 수리조선소가 위치한 작은 항구지만 미국에서 출항한 크루즈선이 정박할 정도로 후지산 마케팅은 성공적이다.

완행열차를 타고 시미즈항구에서 출발해 가케가와시로 향했다. 일정이 촉박해 시즈오카 도심의 명소인 오뎅거리를 체험하지 못해 아쉬웠다. 대신 기차로 이동하면서 아베카와역에 조성된 대규모 자전거 보관소나 도심지에 위치한 납골묘지를 살피며 성찰했다. 불교국가 일본에서 작은 납골탑은 사찰의 부도와 유사한 일상의 존재다. 이러한 연유로 자연스럽게 마을 안에 들어선 것이다. 한국에서는 유망사업이자 기피시설인 대형 납골당의 양면성에 비추어 신사에 혼령을 모시는 일본의 신도 신앙은 독특하다. 우리도 앞으로 자연장이 활성화되면 위패를 종교시설이나 문중사당에 모시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