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적자성 국가채무 900조…미래세대 걱정 크다
정부의 적자성 채무가 올 들어 900조 원을 넘어섰다. 1차 추가경정예산에서 이미 900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2차 추경으로 22조6000억 원이 추가 발행되면서 그 규모가 923조5000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미래세대가 짊어져야 할 '진짜 빚'으로,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만큼이나 긴장해야 할 문제다.
총 국가채무가 1300조6000억 원인데 이 중 적자성 채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2019년 407조6000억 원이던 적자성 채무는 불과 5년 만에 두 배가 넘는 815조4000억 원으로 급증했고, 전체 채무 중 적자성의 비중은 56.4%에서 71.0%로 14.6%p 상승했다. 단순히 빚의 총량이 불어난 것을 넘어 경제 위기 때 운용 가능한 '금융성 채무'는 줄고 갚아야 할 순채무가 늘어났다는 점이 우려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또한 걷잡을 수 없이 치솟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GDP의 48.1% 수준이었지만 올해 GDP의 54.5%로 11개 비기축통화국 평균치 54.3%를 처음 넘어섰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수차례 재정적자 등을 이유로 국가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하고 있을 정도다. 여기에다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이어지면 세수 기반이 흔들려 이 비율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부담스러운 것은 이자 비용의 급등이다. 2024년 국고채 이자 비용만 23조1000억 원에 달해 정부 총지출의 3.1%를 차지했다. 이자 지출이 늘어날수록 교육·복지·인프라 등 미래 투자 재원은 줄어들고 궁극적으로 성장 동력마저 위축될 위험이 커진다.
그럼에도 대규모 복지 확대와 경기부양을 위해 국채 발행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아동수당·기초연금 확대 공약 이행에는 향후 5년간 210조 원의 재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지출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 미래세대는 원금은 물론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까지 떠안아야 한다.
재정 운용의 '속도 조절'이 절실한 때다. 눈앞의 경기부양만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국채를 발행하는 행태는 미래세대에 대한 무책임 그 자체다. 정부는 적자성 채무 관리의 구체적 목표를 세우고 필수 투자와 소모성 지출을 엄격히 구분해 지출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