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지방의회법 제정이 진정한 지방자치의 출발"

이범구 2025. 6. 3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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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의회 의장에게 듣는다]
"중앙이 기획, 지방은 따르는 하향식은 그만"
"법 제정 이재명 대통령 공약...큰 기대 가져"
"의회 바뀌면 도민 바뀐다는 자세로 일할 것"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이 경기 수원시 영통구 도의회 집무실에서 의회 운영 방안 등을 밝히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지방의회는 중앙정부나 시도의 보조기관이 아닙니다."

지난 25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의회 집무실에서 만난 김진경(50) 의장은 진정한 지방자치의 완성을 위해서는 '지방의회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단언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자치단체장 시절 지방분권 강화를 주장한 터라 이번 정부 들어 지방자치제도의 획기적 발전을 기대했다. 전국 최대 지방의회를 이끌고 있는 그는 의회가 바뀌어야 정책이 바뀌고, 도민 삶이 바뀐다는 소신도 피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출범 34주년을 맞은 지방의회의 현주소는.

"지방의회가 사람의 생애로 보면 청년기에 접어든 만큼 도민들은 그에 걸맞은 성숙한 책임과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려면 중앙정부나 경기도의 보조적인 감시기관이 아니라 주민 삶을 책임지는 정책의제를 주도하고 실행까지 완수하는 진정한 자치분권의 정치 플랫폼이 돼야 한다. 2022년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회의 인사권은 독립됐지만 조직권, 예산권, 감사권 같은 실질적 권한은 여전히 지방의회에 주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핵심은 지방의회법 제정이다. 지방의회 출범 34년이 흐르도록 독립적인 법률 하나 없다는 게 안타깝다."

-조례는 도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도 잘 알려지지 않는다.

"조례는 지방정부에서 시행하는 정책과 사업의 법적 뼈대다. 하지만 입법만 하고 그 이후를 살피지 않으면 도민의 삶에 실질적 변화를 줄 수 없다. 경기도의회는 지난 2월 전국 최초로 '조례시행추진관리단'을 출범시켰다. 그동안 수많은 조례를 만들어 왔지만 정작 그 조례들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시행 과정에서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체계는 부족했다. 조례시행추진관리단은 그 빈틈을 메우는 역할을 한다. 의원들이 만든 소중한 조례가 현장에서 어떤 형태로 작동하고 있는지 꼼꼼히 점검하고, 만약 시행이 미흡하다면 이유를 분석해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적 기능이다. 조례 시행의 체계적 관리를 통해 '일하는 의회'의 모습을 정립해 나가겠다."

-정책지원관 도입, 인사권 확보 등 지원이 강화된 만큼 기대도 커질 것이다.

"지방의회가 제대로 일하려면 '수단'과 '기반'이 필요하다. 지방의회는 여전히 지방자치법에 한 개의 장으로 규정돼 있을 뿐이다. 인사권을 제외하면 실질적 권한은 아직도 없다. 의원 2명당 1명에 불과한 정책지원관 제도도 역동적인 의정 활동을 뒷받침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해 개선이 시급하다. 한 지원관이 여야 의원을 동시에 보좌하는 해프닝도 생긴다. 이처럼 수단과 기반이 부족하지만 도민 삶을 개선하는 성과 중심의 구조를 만들어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의정정책추진단'이 도내 31개 시군을 직접 찾아 지역 현안을 청취하고, 집행부와 머리를 맞대 해결책을 찾고 있다. 권한은 곧 책임이다. 경기도의회는 지방의회를 위한 더 많은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는 만큼 앞으로 더 큰 책임감으로 일하겠다."

-이재명 정부에서 지방자치∙분권이 강화될 것으로 보는가.

"이 대통령은 그동안 국가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이제는 그 철학이 곧 실천이 될 때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중앙이 기획하고 지방은 따르는 하향식 구조나 중앙이 지방을 돕는 시혜적 관점으로는 지역의 고유한 잠재력을 끌어낼 수도, 주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도 없다. 지방이 각자의 특성과 비전에 따라 정책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중앙은 이를 지원하고 협력하는 수평적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자치분권의 시작이자,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길이 될 것이다. 지방의회법 제정은 지방의회가 지역의 미래를 위한 정책을 생산하는 진정한 입법기관으로 바로 서도록 할 최소한의 제도적 기반이다. 지방의회법 제정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만큼 큰 기대를 하고 있다."

-11대 경기도의회 후반기 의장 1년을 평가한다면.

"가장 큰 성과는 경기도의회를 '실천' 중심으로 바꾼 것이다. 입법 이후를 점검하는 조례시행추진관리단, 민생 현장을 정책화하는 의정정책추진단, 분권 과제를 실현하는 자치분권발전위원회 등은 모두 지방의회의 실질적 역할을 넓히기 위한 시도였다. 여기에 지방의회의 전문성 강화와 새로운 발전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경기의정연구원과 의정연수원 설립도 추진 중이다. 또한 협치도 빼놓을 수 없다. 의장과 양당 교섭단체 대표단, 사무처장 등이 함께하는 소통의 자리 '5인회'도 정례화했다."

-남은 1년 동안 계획은.

"제도를 뿌리내리고 결과로 증명하는 시간이라고 본다. 경기도의회가 전국 최초로 추진하고 있는 혁신적 성과를 다듬고, 개선해 완전히 자리잡도록 하겠다. 지방의회법 제정을 위한 노력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아울러 여야정 협치도 강화하려고 한다. 의회 여야, 집행부가 모두 참여하는 여야정협치위원회도 조속히 가동하도록 할 계획이다. 의회가 바뀌면 정책이 바뀌고, 도민의 삶도 바뀐다. 남은 시간은 그 변화를 실제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미래를 여는 경기도의회'가 되겠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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