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 대신 추방으로…유럽 전역서 反이민 기조 강화
수용 기준 높이고 국경 검문 강화
제3국으로의 이송도 고려돼
누적된 피로감 폭발…경제 악화에 반이민 정서 ‘최고조’
적극적인 이민 수용 정책을 수용해 온 유럽 정치권이 반이민 기조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제3국 수용 확대, 국경 감시 강화 등의 정책들이 공식적으로 논의되면서 극우를 넘어 중도와 진보 세력까지 빗장을 걸어 잠그는 모양새다.

29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렵 각국의 정치인들은 최근 이민자들에 대해 강경한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덴마트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난민 수용 기준을 내세우는 ‘난민 제로’ 정책을 시행 중이며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육로 국경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비회원국인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국경 경비 강화를 위한 인력 배치를 결정했으며, 이주 및 망명 심사를 제3국에서 처리하는 규정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로마에서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 “유럽 인권 조약(European Convention on Human Rights·ECHR)이 국가의 추방권을 지나치게 제약한다”며 완화를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발표하기도 했다. 해당 서한에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벨기에, 폴란드 등 다양한 국가 및 정치 성향의 정치인들이 이름을 올렸다.
멜로니 총리는 현재 망명 신청자들을 해외로 이송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협의 과정에서 망명 신청자들을 알바니아에 수용하는 쪽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영국 또한 전임 보수당 정권에서 불법 이민자를 아프리카 르완다로 송환하는 이른바 ‘르완다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반이민 기조가 단기적 유행이 아닌 전환적 흐름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전 외무장관은 “예전엔 외부 위탁식 정책을 하는 호주를 두고 유럽이 인권 침해 우려를 표했으나, 지금은 유럽이 역으로 우리를 따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니콜라 프로카치니 이탈리아형제당 소속 의원 겸 유럽보수와개혁(ECR) 의장은 “우리를 비난하던 정치인들이 이제 우리의 말을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정책 기조 변화는 유권자 정서 변화에 따른 실용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EU 국경 관리기관인 프론텍스(Frontex)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불법 이민은 지난해 대비 약 20% 감소했으나 반이민 여론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 10여 년 간 중동 및 아프리카 출신 난민이 대거 유입된 가운데 코로나19 종식 이후 이민율이 또한번 치솟으며 내부 유권자들의 불만이 가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이 같은 변화가 합법적 이민자들에게까지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폴란드 소포트시의 마그달레나 차진스카 야힘 시장은 “우리 지역사회는 오랫동안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여왔다”며 “최근 정치권의 언행은 마치 모든 이민자를 잠재적 범죄자처럼 취급하는 분위기”라고 비판했다.
단순한 이민자 유입 감소만으로 반이민 정서를 해소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마틴 호프만 국제이주정책개발센터(ICPD) 자문위원은 “반이민 감정은 기회 부족, 높은 생활비, 사회적 지위 상실에 대한 광범위한 좌절감을 대변한다”며 “이민자 수를 줄인다고 이민자에 대한 반감을 단번에 누그러뜨릴 순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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