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첫 우승 합작한 '섬소녀들' 임진희·이소미... "혼자였다면 해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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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태어난 두 소녀들이 미국 골프 무대를 정복했다.
임진희와 이소미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다우챔피언십(총상금 330만 달러)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998년 제주도(임진희)와 1999년 완도(이소연)에서 태어난 둘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각각 6승과 5승을 쌓고 지난해 미국 무대에 진출했지만,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상에 서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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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대 '무관 설움' 떨쳐내
각 5억 넘는 상금에 2년 시드까지 확보

섬에서 태어난 두 소녀들이 미국 골프 무대를 정복했다.
임진희와 이소미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다우챔피언십(총상금 330만 달러)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인 1조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에 한 타 뒤진 중간합계 12언더파 198타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둘은 마지막 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낚으며 20언더파 260타를 합작했다.

LPGA 투어 '2년 차 듀오'의 호흡이 빛난 정규 라운드였다. 둘은 1·3라운드 포섬(공 1개를 두 선수가 번갈아 치는 방식)과 2·4라운드 포볼(각자 공을 쳐서 좋은 스코어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을 가리지 않고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며 흠잡을 데 없는 운영을 펼쳤다. 그러나 우승까지는 아직 한 걸음이 더 남아 있었다. 같은 날 무려 버디 10개를 쓸어 담으며 공동 선두로 뛰어오른 렉시 톰슨-메건 캉(이상 미국) 조와 연장전을 펼쳐야 했다.
연장전은 18번 홀(파3)에서 포섬 방식으로 치러졌다. 티샷에 나선 톰슨이 이소미에 비해 홀에서 더 가까운 거리에 공을 보냈다. 그러나 퍼트에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임진희는 약 2.5m 버디 퍼트에 깔끔하게 성공한 반면 캉의 버디 퍼트는 홀 왼쪽으로 흘렀다. 임진희와 이소미는 서로 포옹하며 LPGA 투어 첫 정상 등극의 기쁨을 만끽했다.

우여곡절이 많은 우승이었다. 1998년 제주도(임진희)와 1999년 완도(이소연)에서 태어난 둘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각각 6승과 5승을 쌓고 지난해 미국 무대에 진출했지만,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상에 서지 못했다. 임진희는 지난해 신인상 포인트 2위에 올랐지만 최근 2주 연속 컷 탈락했고, 이소미도 올해 세 차례 '톱10'에 진입했지만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지 못했다. 설상가상 이 시기에 둘은 메인 후원사와 계약이 종료돼 홀로 외국생활을 버텨내야 했다. 임진희는 올해 4월 신한금융그룹과 후원 계약을 맺었지만, 이소미는 아직도 '민무늬 모자'로 투어를 소화하고 있다.
절치부심한 임진희와 이소미는 2인 1조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를 반등의 기회로 삼았다. 닮은 듯 다른 둘의 시너지를 기대하며 합심했고, 둘 모두 섬에서 태어났다는 의미에서 팀 이름을 'BTI(본투비 아일랜드·Born to be Island)'로 정했다.
대회 내내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도 드러냈다. 임진희는 1라운드 종료 후 "너무 편했다. (이)소미가 티샷을 똑바로 쳐줘서 나는 페어웨이에서 쉽게 핀 가까이 붙일 수 있었다"고 말했고, 이소미는 3라운드를 마친 뒤 "내가 요즘 아이언샷이나 퍼팅이 썩 좋은 편이 아닌데, (임진희) 언니의 아이언샷이 너무 좋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결과적으로 둘은 우승 상금 80만5,381달러(약 10억9,000만 원)를 나눠 갖고, 2년짜리 투어 시드까지 확보했다. 임진희는 "혼자였다면 힘들었을 일이다. 함께여서 해냈고 내년에도 같이하고 싶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소미 역시 "둘 다 지난해 힘든 루키 시즌을 보내면서 LPGA가 만만찮은 곳임을 깨달았다. 그랬던 둘이 이렇게 힘을 합쳐 우승하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감격에 젖은 소감을 밝혔다.
먼 타지에서 마침내 마수걸이 승리를 따낸 '섬소녀'들은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둘은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며 "다시 정상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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