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은 1/2, 할 일은 2배...뒤늦게 출범한 선거구획정위 험로 예고

박성우 기자 2025. 6. 3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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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선거구획정위 위촉, 교육의원-행정체제 개편 등 변수 책임 막중
30일 오후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 위촉식.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소리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정수와 선거구를 조정하는 제주도선거구획정위원회가 뒤늦게 출범했다. 교육의원 제도 일몰과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이라는 변수로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게 될 전망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이하 획정위)는 30일 오후 2시 40분 위촉식과 함께 첫 회의를 갖고 공식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위원장은 김수연 제주대학교 교수가 선출됐다.

선거구획정위원회는 공직선거법 제24조의3에 따라 도의회 추천 2명, 도선거관리위원회 추천 1명, 학계·법조계·언론계·시민단체 추천 각 2명씩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정당, 관계기관, 도민의견수렴 등을 거쳐 도의회의원 총정수, 비례대표의원 정수, 도의원 지역선거구 조정 등을 심의하게 된다.

획정위는 인구 편차, 생활권 연계성, 행정구역 경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 고려한 선거구획정안을 마련해 지방선거 실시일 전 6개월까지 시도지사에게 제출하도록 명시돼 있다. 내년 지방선거일이 6월 3일임을 감안하면 법령에 따른 제출 기한은 2025년 12월 2일이다.

전례에 비춰보면 획정위는 진통을 겪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지역 정치 수요와는 별개로 한정된 의원정수를 배분해야 하는 사실상의 '악역'을 도맡아야 했다. 의원정수 증원 시도가 중앙정치권에 번번이 가로막히면 한정된 여건에서 선거구를 나눠야 하는 것은 획정위의 몫이었다.
30일 오후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 위촉식.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소리

법령 제출 기한이 불과 5개월 남짓 남겨놓고 있다는 점도 고민이다. 

실제 2022년 6월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에는 선거일 1년 반 전인 2021년 1월 획정위를 구성했지만, 법정기한인 11월 30일을 훌쩍 넘기고, 선거를 불과 40여일 앞둔 이듬해 4월이 되어서야 선거구획정안이 도출됐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준비한 획정위 역시 2016년 12월 구성됐지만 결과물은 법정기한을 넘겨 2018년 3월 나왔다.

법정기한을 넘기더라도 추후 정해지는 획정안을 무효화시킬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매번 선거일 직전까지 늦춰지곤 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물리적인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번 획정위는 4년 전 구성된 획정위보다 활동기한은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게 됐다. 

획정위는 급박한 일정을 감안해 매달 2회씩, 격주 단위로 회의를 갖고 논의에 속도를 붙인다는 방침이다.

또 획정위는 교육의원이 일몰됨에 따라 더 막중한 임무를 띠게 됐다. 제주특별법 부칙 제4조에 따라 2026년 6월 30일자로 제주에만 존치돼 온 교육의원 및 교육위원회가 폐지된다. 

기존 제주도의원 정수는 지역구 32명, 비례대표 8명, 교육의원 5명 등 총 45명이었다. 이중 5명의 정수가 줄어들게 되는데, 획정위는 이에 대응한 증원 논리를 갖춰나가야 한다. 제주도의회는 교육의원 및 교육위원회 제도 일몰 대응을 위한 의회 운영 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획정위에 힘을 실어줄 논리 개발이 목표다.

가장 큰 변수는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의 성사 여부다.

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3개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골자로 한 행정체제 개편이 추진되면 제주도의원과 별개로 동제주시의원, 서제주시의원, 서귀포시의원 등 기초의회 선거구 획정이 이뤄져야 한다. 인구수를 근거로 한 기초의원 규모는 동제주시 14명, 서제주시 15명, 서귀포시 11명 등 총 40명으로, 이 경우 도의원 정수는 절반으로 축소된다.

법적으로는 도선거구획정위가 각 기초의회에 대한 선거구를 획정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선행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최종 결정 없이 자체 논의 결과를 법률안으로 제안하는 형태를 띨 전망이다. 제주도는 향후 조례 전부개정을 통해 기초의회 선거구 획정까지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날 위촉식에서 "선거구 획정은 단순한 행정 구획을 넘어 도민의 삶과 지역 특수성을 반영하는 민주주의의 기반"이라며 "위원회가 도민의 신뢰를 얻고 대표성과 형평성을 모두 충족하는 획정안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가 논의해야 할 사안은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교육의원제도 일몰 등 도정의 핵심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며 "제주의 미래와 도민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법적 근거와 지역 현실, 도민 요구를 두루 반영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