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나고 다리 아파" 손쓸 틈 없이 사망…코로나 후폭풍 무섭게 퍼진다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으로 소아·청소년이 사망하는 일이 올해도 발생했다. 평소 건강했지만 불과 며칠 만에 폐렴으로 중환자실로 옮겨지고, 사지를 절단하는 등 치명적인 후유증 사례도 보고된다. 마이코플라즈마에 이어 백일해, A군 연쇄상구균까지 코로나 후폭풍이 '세균 감염병' 청구서로 돌아오고 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경상지역에서 소아·청소년이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으로 숨을 거뒀다. 열이 나고 다리가 아파 정형외과에 갔는데 알고 보니 세균 감염이었다. 응급실에 실려 왔을 땐 폐·간 등이 모두 망가져 손쓸 틈이 없었고 몇 시간 만에 숨을 거뒀다. 또 다른 중증 감염 환자는 이틀 전 토하고 배가 아파 응급실을 찾았다. 약을 먹어도 기력이 회복되지 않아 이상하게 여겼는데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이었다. 세균이 폐렴을 일으켜 반혼수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았고 다행히 건강을 회복했다. 수도권에서도 똑같은 세균 감염으로 사지를 절단한 뒤 수 개월간 집중 치료를 받은 환자가 있었다.

'잊힌 병'이던 세균 감염병이 코로나 이후 득세하는 일이 반복된다. 지난해 역대급 유행한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과 백일해가 모두 세균에 의한 감염병이다. 두 병 모두 환자가 급격히 늘며 중증 사례도 비례해 증가했다. 사망자도 나왔다. 특히 전년 대비 지난해 164.5배 환자가 폭증한 백일해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2개월 영아가 숨진 사례가 나와 충격을 안겼다.
A군 연쇄상구균 확산도 심상치 않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A군 연쇄상구균이 일으키는 성홍열은 환자는 2023년 815명에서 2024년 6642명으로 8.1배가 됐다. 올해도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주간 발생 환자는 451명, 누적 환자는 5533명에 달한다. 2주 만에 1000명 넘게 환자가 늘었다.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중 일부 유전자형은 병원성이 매우 강하다. 이런 균에 감염되면 장기와 조직이 공격받아 빠르게 망가지고 후유증이 남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성홍열을 일으킬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전체 세균 감염이 증가하면 독한 세균감염도 비례해 는다. 영국도 2022~2023년 성홍열과 침습성 감염 사례가 함께 증가했었다.
우리나라는 공식적인 조사 결과가 지난 3월에 나왔다. 이현주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가 질병관리청의 용역을 받아 전국 23개 병원에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 사례를 분석했다. 2015~2024년까지 총 383명이 확인됐는데 이 중 14.4%(54명)가 사망, 11.7%(45명)는 사지 절단 등 후유 장애가 남았다. 성인은 319명 중 49명(15.4%), 소아는 64명 중 6명(9.4%)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후향적인 조사 결과로 실제 환자는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의료계에서는 "올해 감염 확산은 심상치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해외에서 면역부채 등으로 '역대급 유행'이 보고됐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2023년 침습성 A군 연쇄구균 감염 사례가 지난 20년 새 가장 높았다. 이웃 나라 일본은 A군 연쇄상구균에 의한 독성쇼크증후군이 지난해 상반기에만 1000건에 육박해 비상이 걸렸다. 영국도 감염 확산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항생제 등 치료 방침을 실시간으로 일선 의료기관에 전파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면역부채 외에도 백신 접종력, 유행 주기, 항생제 사용 빈도 등도 중증 세균 감염병 확산에 영향을 미친다. 감염병은 집단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수년 주기로 유행을 반복하는데 코로나 때 감염병이 퍼지지 않았고 백집 접종률이 변화해 더 크게 유행하는 것일 수 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항생제 내성 이슈가 있다. 반면 A군 연쇄상구균에 의한 성홍열은 제 때 항생제로 치료하면 후유증은 크지 않은 편이다.
문제는 중증 감염의 급증이 단순히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일 수 있어 '감시'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특정 환자 치료에 의료 역량을 집중할지 판단할 수 있고 이례적인 대유행이 아니라 고착화 될 수도 있어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소아의 경우 80%는 지병 없이 건강한 상태에서 침습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의미다.
※ 도움말=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박지영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유병근 성북우리아이들병원장(이상 가나다순)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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