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 제약·바이오, 중국 같은 ‘투자 장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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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바이오 USA에 참가한 제약·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은 "세계 의약품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런 토양에서 중국의 강소 바이오 기업들이 뿌리를 내리고 연구 성과가 가지를 뻗어 글로벌 투자 유치와 기술 수출, 신약 개발 성공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정부가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갖고 있는 강점을 살려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R&D 예산 구조를 재편하고 신약 개발 지원 펀드를 확대하는 등 장기 투자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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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중순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산업 전시회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IO USA) 2025′에서 예상 외로 중국의 약진이 부각됐다. 지난해 행사에서는 미·중 갈등에 따라 중국 바이오 기업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는데, 1년 만에 기류가 바뀐 것이다.
올해 바이오 USA에 참가한 제약·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은 “세계 의약품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국 바이오 산업이 3∼5년 내 의미 있는 발전을 이루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제 중국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시장에서 신약 기술의 원천으로 발전하고 있다. 2023~2024년 중국 신약 3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맺은 기술 도입 계약 중 중국 기업과의 거래가 3분의 1을 차지했다. 10년 전만 해도 중국 제약사의 신약 개발 임상시험 데이터는 해외에서 신뢰를 받지 못했는데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중국이 의약품 생산과 연구·개발(R&D) 두 축에서 신흥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빠르게 부상한 배경에는 국가가 주도하는 ‘전략적 장기 투자’가 있었다. 중국은 2011년부터 바이오·의료 성과 상용화에 집중 투자하는 대형 국책 펀드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2015년에는 ‘바이오 의약’을 핵심 육성 산업으로 지정하고, 국가 주도로 투자해 기술을 개발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10년 계획을 추진했다. 주요 도시를 바이오 특구로 조성하고 인프라·세제 혜택, 인재 유치 정책을 펼쳤다.
기초연구 성과가 산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술 이전 촉진 보조금도 지원하고 있다. 2020년대 초부터 기업과 대학, 병원, 연구소의 연구비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방식으로 지원을 강화했다.
특히 기업의 R&D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R&D 비용에 대한 세액 공제 비율을 75~100%까지 상향 조정했다. ‘첨단기술기업(高新技术企业)’으로 인증받으면 법인 세율을 낮춰주는 감면 제도도 운용 중이다. 미국, 유럽에서 경험을 쌓은 중국계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초기 창업 자금, 사무 공간 제공, 세금 감면 등의 지원을 하고 있다.
정부 예산과 펀드, 세제 등 모든 면에서 중국이 한국보다 강력한 인센티브 구조를 확립했다. 이런 토양에서 중국의 강소 바이오 기업들이 뿌리를 내리고 연구 성과가 가지를 뻗어 글로벌 투자 유치와 기술 수출, 신약 개발 성공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반면 한국 바이오 기업들은 민간 중심의 단기 투자 구조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 기업들의 주식은 소위 ‘단타 놀이터’가 됐다. 기술 특례로 증시에 입성했다가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상장 폐지 되거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다 최대 주주가 변경되는 회사들도 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바이오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바이오 기업들의 R&D 동력 확보를 민간 시장에만 맡기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고 본다.
우리도 더 과감하고 긴 안목의 장기 투자 전략을 펼쳐야 할 때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도 부러워하는 높은 수준의 의료 인프라를 갖고 있다.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 인재들도 많다. 정부가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갖고 있는 강점을 살려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R&D 예산 구조를 재편하고 신약 개발 지원 펀드를 확대하는 등 장기 투자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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